"요금 올려봤자.." 기사들 돌아오게 하려면
[앵커]
택시 잡기가 전쟁같다는 얘기, 여전합니다.
늦은 밤 뿐 아니라 아침, 저녁에도 마찬가지입니다.
KBS가 서울 법인택시 운행 현황을 확보해서 따져보니 이렇게 주요 시간대 도로 위 택시가 3분의 1정도씩 줄었습니다.
그러면서 요금 인상 얘기가 나옵니다.
서울시는 내년 2월부터 기본 요금을 천 원 올리고, 기본 거리는 줄이기로 했습니다.
심야 할증 시간과 할증률도 확대합니다.
국토부는 택시 호출 요금을 최대 5천 원으로 올리는 안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대신 기사들 수입이 늘면 택시가 많아지고 불편도 줄 거라는 계산인데 기대만큼 효과가 있을지 박민경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22년째 법인 택시를 몰고 있는 60대 기사입니다.
이날 하루 19만 원을 벌었는데, 여기서 15만 3천 원은 운송수입금 명목으로 회사에 내야 합니다.
한 달에 4 일만 쉬고 일해야 월급 150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하루 10시간가량을 운전해도 한 달에 버는 돈은 최저 임금 수준입니다.
[법인 택시 기사 : "2~3만 원은 하루에 매일 더 찍어야 추가금으로 해서 한 4~50만 원 더 가져가고. 그럼 급여 150만 원에다가 4~50만 원 합쳐도 그래 봐야 200만 원이 채 안 되죠."]
요금을 올리면 택시 기사들이 늘어날까.
서울시 인상안대로 오른 요금을 기사들이 모두 가져갔을 때를 가정해봤습니다.
주간 근무는 한 달에 23만 원 정도, 야간에 심야 할증 등을 감안하면 최대 82만 원을 더 벌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해도 월 소득 300만 원이 안 되는데, 문제는 인상된 요금에서 회사가 얼마나 더 가져갈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과거 택시 요금이 인상될 때도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임봉균/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 "사용자들은 계속 (자기 몫을) 올려왔고요. 이 상태로 인상된 금액을 배분한다하더라도 근로자 몫이 높지가 않아요. 수입이 안 늘어난다고 판단이 서면 (그만둔 기사들은) 안 돌아올 것으로…."]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호출 요금 인상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호출 요금은 택시회사와 호출앱 회사가 반반씩 나눠 갖는 구조인데, 택시 회사가 일부라도 기사들에게 돌려주는 곳은 3분의 1이 채 되지 않습니다.
[민홍철/국회 국토교통상임위 위원 : "(호출 요금) 인상만 가지고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 택시 기사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법인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별로 없는 것 같고요."]
결국, 요금이 인상된 뒤 기사들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택시는 운행은 그대로인 채로 소비자의 부담만 늘어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형준 송혜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혜 이경민
박민경 기자 (pm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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