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균 최저 기온 21.7도, 낮엔 여름... 가을이 사라진다
기상청 “10월도 덥고, 겨울 더 추울듯”
가을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1년 중 3개월(9~11월)로 봤던 가을이 올해는 늦더위 여파로 채 두 달도 꽉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평균 최저기온(62개 관측 지점 기준)은 섭씨 21.7도를 기록해 1973년 관측 이래 처음으로 9월 최저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가장 높은 9월 최저기온 기록은 작년에 세운 19도인데 이보다 2도가량 높은 것이다. 이 기간 평균 최고기온도 30.1도로 나타나 사상 첫 30도대를 기록 중이다. 평균 기온은 25.4도로 아직 한반도 계절은 가을보단 여름 쪽에 가깝다.
최근 찬 북풍이 내려오며 다소 선선해졌지만 아직 제대로 된 가을은 오지 않았다. 가을 시작일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후 다시 올라가지 않은 첫날’로 삼는다. 청명한 날이 많은 가을에는 낮 동안 강한 햇볕에 의해 수은주가 가파르게 치솟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떨어지려면 아침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25일 오전 8시 기준 서울 기온이 20.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온도가 높았다.
올가을은 예년보다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5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10월까지 덥고, 겨울(12월~이듬해 2월)은 더 추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올 10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이 90%라고 봤다. 이상 고온 발생일수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상 고온은 평년 기온을 기반으로 산출해 지역마다 다른데 서울의 경우 10월은 일 최고기온이 24.1도를 초과할 때를 뜻한다.
이처럼 ‘더운 10월’을 보내면서 일평균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도 늦게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는 것이다. 최근 10년(2011~2020년 평균)간 기상학적 가을은 평균적으로 9월 29일 시작해 11월 24일 끝났다. 총 57일로 거의 두 달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는 10월 초에도 ‘가을의 기온’에 접어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을’이 여느 때보다 짧을 전망이다.
겨울은 더 추울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올 12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할 확률이 80%라고 봤다. 겨울은 ‘일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부터다. 겨울이 오는 시점은 예년과 비슷한 11월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그대로인 계절 길이의 변화로 인해 올해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종전 두 달가량에서 한 달 반 정도로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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