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못걷고 못씹는다고 다 치매 아닙니다”...수술로 치료 가능하다는 이 병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4. 10. 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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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잘 씹지 못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씹는 근육 퇴화와 인지기능 저하에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저작근(씹는 근육)과 인지기능 간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 수두증 학회에서 최초로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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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압 수두증’ 70대 노인 100명중 2명 걸려
뇌척수액 불균형이 원인
씹는 기능 저하와 인지기능 관련성 높아

음식을 잘 씹지 못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인지기능이 저하될 위험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씹는 근육 퇴화와 인지기능 저하에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졌다.

사람의 뇌를 추상화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저작근(씹는 근육)과 인지기능 간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 수두증 학회에서 최초로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MRI 촬영 장면. 매경DB
‘정상압 수두증’은 뇌척수액의 불균형으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보행장애·요실금 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약 2%에서 이 질환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씹기 패턴을 유지 하는 것이 결국에는 영양 섭취 뿐 아니라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후, 저작근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살펴보면서 저작 장애와 인지기능 저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씹는 근육의 퇴행을 의미하는 ‘엔트로피’와 ‘픽셀 회색값’은 인지기능의 측정값을 나타내는 ‘간이 정신상태검사 점수’, ‘치매 척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서를 바꿔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엔트로피’와 ‘픽셀 회색값’을 분석해도 이들 모두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환자들보다 그 값이 높았다.

이로써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저작근의 퇴행성 변화가 인지기능 장애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뇌는 두개골 안의 뇌척수액에 의해 떠 있는 상태다. 두개골이 뇌를 누르거나 외부 충격이 가해질 때 뇌가 물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는 것은 뇌를 둘러싼 뇌척수액이 완충 작용을 해준다. 하지만 뇌척수액에 불균형이 생기면 이같은 기능이 저하된다.

보폭이 좁아지거나 느려지고, 걸음이 불안정하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잘 씹지 못한다면 이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과 달리 뇌척수액의 순환 장애를 수술을 통해 해결하면 비교적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다.

이 병의 주요 증상은 보행장애와 인지기능 저하, 요실금 등이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으로 오인할 수 있어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정상압 수두증의 가능성도 확인해봐야 한다.

뇌척수액에 변화가 생겨 뇌를 누르게 되면 수두증 증세가 나타난다. 뇌척수액의 상태는 정상범위지만 수두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 이를 정상압 수두증이라 부른다.

연구팀의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저널인 유럽신경외과학회지(Acta neurochirurgica)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신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인지기능 악화를 예측하기 위한 잠재적 도구로써 저작 근육 분석이 활용될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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