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종옥 김앤장 위원 "보험개발원, 韓보험계리 주권 지키는 전략 거점"
韓보험업계 독자 구축한 계리체계·소프트웨어 '부가가치' 공략
보험사 자본 건전성 스스로 평가·관리하는 '계리 주권' 찾이야
"보험개발원, 글로벌 보험테크 허브이자 K-보험계리 전초기지"
![제종옥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사진=EBN 김남희 기자 ]](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0/552778-MxRVZOo/20260310064900006xqsf.jpg)
경제가 '보너스를 받은 듯' 급성장하는 곳.
보험 산업의 심장은 '계리(Actuarial)'다. 보험료와 보험금을 계산하는 이 시스템이 흔들리면 보험사의 건전성도 무너진다. 제종옥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은 10일EBN과 인터뷰에서 "한국 보험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계리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한국 보험사들이 구축한 계리 시스템과 IFRS17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의 보험 인프라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디지털 혁신과 중산층 팽창이란 단비가 내리는 동남아는 마치 뿌리는 대로 결실을 맺는 비옥한 토양 같다. 한국 보험사도 이미 아시아 지역 27개 지점에서 K-보험(한국형 보험)의 저력을 과시 중이다.
"K-보험 수출 승부수, 한국 계리 인프라 역동적 동남아 땅에 이식하는 데 달려"
제종옥 전문위원은 "K-보험 수출의 승부수는 한국이 먼저 경험한 국제회계기준(IFRS17) 운영 노하우가 동남아 현지 데이터와 결합하는 데에 있다"면서 "특히 핵심은 한국의 계리 인프라를 역동적인 현지 땅에 이식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의 IFRS17 실행 역량과 동남아의 생동감 넘치는 시장 정보가 융합된다면 전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집결되는 아세안 10개국에서 '차세대 보험 계리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종옥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사진=EBN 김남희 기자 ]](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0/552778-MxRVZOo/20260310064901296acmk.jpg)
한국의 보험 계리 주권, 보험산업 미래 결정짓는 핵심 자산
IFRS17이 시행된 이후 보험업계 화두는 단연 회계 투명성과 글로벌 정합성이다. 하지만 제 위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계리 주권'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가 정의하는 계리 주권이란 한국 보험 산업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계리 결산 체계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계리 산출 능력을 확립하는 힘이다. 현재 일부사의 경우 외산 시스템이나 기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보험계리(Actuarial Science)란 한마디로 '수학과 통계학을 동원해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돈으로 환산하는 일'이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지급하면서도 사업이 망하지 않도록, 치밀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보험료를 산출하는 과학적 과정이다.
이 계산이 전문적이지 못할 경우, 보험사 신뢰자산은 파산(破産)된다. 보험사는 약속한 보험금을 고객에 주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인다. 다행히 한국 보험 역사상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완전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ARK는 한국 기술력으로 빚어낸 K-보험계리의 결정체"
무엇보다 제 위원은 국내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구축한 통합 계리 결산 플랫폼인 'ARK(Agile· Reliable·Keen)'에 주목한다. ARK는 IFRS17이라는 복잡한 산식을 풀기 위해 한국의 기술력으로 빚어낸 K-보험의 결정체다.
제 위원은 "우리가 보유한 전산 프로그램과 계리 분석 모델은 아시아 선도국 수준이며, 유럽의 선진 시스템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독자적 기술 인프라를 국가적 주권의 관점에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에 대해 기자는 우리 보험업계가 외산 계리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며 기술적 종속 상태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보험사 자본 건전성을 스스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계리 주권'을 찾자는 이야기로 들렸다.
"동남아 표준 선점과 보험 계리 인프라 수출이 곧 국익"
현재 한국 보험사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11개국(44개 점포)에 진출해 있다. 제 위원은 이 지점에서 한국형 계리 시스템의 '수출 전략'을 제안한다.
과거 법무부와 정보통신부 재직 시절 전자상거래법 등 국내 제도를 해외에 전파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보험 전산 인프라를 동남아 시장에 이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베트남 등 현지 당국과 시장이 한국의 계리 시스템을 표준으로 채택하게 된다면, 이는 국내 보험사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된다고 제 위원은 강조했다. 시스템이 곧 시장 공략의 무기가 되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들은 별도의 제도적 장벽 없이 유리한 고지에서 영업을 펼칠 수 있어서다.
즉, 계리 인프라의 확장이 곧 한국 보험 영토의 확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를 위해 제 위원은 계리 분야에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의 개입을 철저히 배격하고, 오직 전문성에 기반한 '인프라 주권 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보험개발원, 글로벌 보험 테크 허브이자 K-보험 전초기지
이러한 계리 주권 강화의 중심에는 보험개발원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제 위원은 보험개발원이 단순히 보험 요율을 산출하고 통계를 관리하는 공적 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그는 개발원이 대한민국 보험 계리의 '지적 허브(Hub)'이자 '글로벌 아카이브(Archive)'로서 계리 인재들이 모이는 싱크탱크가 되어야 한다고 질적 도약을 제안한다.
특히 IFRS17 도입으로 부채 평가 방식이 극도로 복잡해진 상황에서, 보험개발원은 보유한 계리 인프라를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모델로 재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의 현지 계리 업무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Incubating)'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제종옥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사진=EBN 김남희 기자 ]](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0/552778-MxRVZOo/20260310064902590mdzu.jpg)
시장 자율과 감독 규율의 조화, 그리고 신뢰의 거버넌스
제 위원은 이같은 한국형 계리 수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감독당국과 시장 간의 균형과 조화도 제안한다.
일례로 감독당국의 규제는 '강도'보다 '밀도'가 중요하며, 시장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자율적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는 게 제 위원의 주장이다. 특히 선임계리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하여 소신 있게 목리소리를 낼 수 있는 지배구조 확립이 시급하다고 제 위원은 표명했다.
그는 "감독당국이 시장의 계리 전문가들을 파트너로 신뢰하고, 보험사 경영진이 계리사의 판단의 독립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한국 보험 산업은 글로벌 무대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다"고 제언한다.
K-보험 글로벌 수출 성공 위한 청사진 '계리 주권'
제 위원의 제시를 종합하면, 한국 보험 산업의 미래는 '전문성'과 '주권'에 달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이 가진 고도의 계리 기술력을 소프트웨어 파워로 치환해 아시아 시장 표준을 선점하고, 개발원을 필두로 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통해 'K-계리'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제 위원의 핵심 화두다.
결국 모든 제도의 성패는 신뢰와 보험 전문성에서 기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계리사는 이제 단순히 수치를 뽑아내는 기술자를 넘어서야 한다. 계리사가 보험사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존중받는 생태계가 조성될 때, 우리 보험 산업은 과도기를 지나 진정한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끝으로 제 위원은 "한국 보험산업은 계리 시스템 강화를 넘어, 계리 전문가로서의 자율적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립할 때 보험강국을 완성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개발원에 대해서는 "개발원 또한 IFRS17 도입이라는 변곡점 앞에서, 끊임없는 조직 역량 고도화와 자기 혁신을 해나갈 때 비로소 보험사의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종옥 김앤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 프로필
• 보험개발원 생명보험본부, 기획관리본부 (1993년~2003년)
• 보험개발원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1996년~1997년)
• 한국계리사 정회원 (2002년5월~현재)
• 금융감독위원회 보험감독과 선임연구원 (2003년~2005년)
• 금융위원회 보험과 주무 사무관 (2006년~ 2012년)
• 김앤장법률사무소 전문위원 (2013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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