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알레르기 피부염…며칠 전 염색약 때문이라고?

정심교 기자 2025. 4.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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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최근 급증한 질병 중 하나가 알레르기 질환이다. 특히 천식, 만성 기침,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소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알레르기는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알레르기는 외부 물질에 대한 과도한 반응을 가리킨다. 즉,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외부 물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잘못된 신호를 보내 정상적인 조직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이화영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천식, 만성 기침, 비염, 음식·약물알레르기, 만성 두드러기 등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상기도·하기도 증상으로 콧물, 코막힘, 기침, 가래, 호흡곤란, 천명음 등이 있다. 특히 천식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서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의 질환으로 보고 동시에 치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알레르기 결막염과 같은 눈 증상과 피부에서 나타나는 가려움증·발진·두드러기 등이 있다. 두드러기는 종종 자극이 없어지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해 정밀 검사·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은 발현 속도에 따라 '즉시형'과 '지연형'으로 나눌 수 있다. 즉시형 반응은 알레르기 물질에 노출된 후 수 분에서 1~6시간 이내에 급격히 나타난다. 음식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꽃가루나 동물 털에 의한 반응 등이 그 예다. 특히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으로 두드러기, 호흡곤란, 저혈압, 심한 복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될 경우 즉시 응급처치하고,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연형 반응은 몇 시간에서 며칠 뒤에서야 나타난다. 금속·화장품·염색약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접촉성 피부염이 대표적인 예다.

알레르기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로 피부 검사, 혈액 검사, 유발 검사 등이 있다. 피부 검사는 알레르기 항원을 피부에 노출해 그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고, 혈액 검사는 혈중 알레르기 항체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유발 검사는 의심되는 물질을 경구·피하·혈관으로 직접 노출해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로, 알레르기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유발 물질의 종류, 증상의 발생 시점·양상에 따라 가능한 검사법이 다르다. 검사 위험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화영 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알레르기 질환 치료·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녀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 자체는 유전병은 아니며 개인의 환경에 따라 발병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엔 서구화한 식습관, 대기 오염, 기후 변화 등이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항원을 소량씩 투여하여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면역요법은 3~5년간 치료받아야 하며, 질환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 약물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비결막염, 천식, 벌 독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에서 시행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질환의 병태 생리와 연관되는 특정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로 최근 치료 적응증이 확대되고 있다. 중증 천식, 만성비부비동염, 만성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등의 난치성 질환에서 사용되며, 기존의 치료법보다 높은 치료 효과와 적은 부작용이 장점이다.

알레르기 질환은 기본적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그러나 면역요법이나 생물학적 제제 등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질환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이화영 교수는 "알레르기를 관리하는 데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알레르기 증상들로 삶의 질이 떨어진 환자라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적절한 진단·치료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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