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나빠질 것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학세권 영향으로 선호도 높아
올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부자들이 부동산 대신 안전 자산 투자에 비중을 늘린 가운데 부동산 관망세에도 ‘학세권’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부자의 금융 행태를 분석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3,010명(부자 884명·대중 부유층 1,545명·일반대중 58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를 중심으로 발간됐다. 보고서에서 부자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대중 부유층은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으로 설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부자 중 74.8%는 올해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63.8%에 달했다. 부자들은 경기 전망이 어두운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향후 1년 자산구성 계획과 관련해서는 65.6%에 달하는 응답자가 ‘현재와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정 의향이 있는 경우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15.2%)는 응답이 금융자산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8.4%)는 응답보다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부자들은 올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더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며, 투자 의향이 있는 자산으로는 예금(40.4%)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부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학세권에 위치한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는 벌말초, 인덕원초, 백운중, 인덕원고 등 주변 학교가 많은 학세권 입지를 갖춰 지역 30·40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 전용 84㎡는 지난 2월 13억 3,500만 원에 거래되었으며, 이는 2020년 입주 당시 가격인 8억 9,635만 원 대비 4억 원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이에 프리미엄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남에 자리 잡고 있는 ‘힐스테이트포웰시티’ 또한 단지와 접해 있는 단샘초등학교를 비롯해 감일중, 감일고가 가까워 우수한 교육 환경을 자랑한다. 이 단지 역시 2020년 입주 당시 5억 5,445만 원에 거래됐던 전용 84㎡가 지난 2월 13억 원에 매매되면서 두 배 넘는 시세차익을 얻었다.
학세권 아파트가 시장 분위기와 관계없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자녀를 둔 30·40세대가 부동산 주 수요층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경기도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총 13만 6,553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30·40세대의 거래는 7만 5,579건으로 전체의 55.4%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를 둔 30·40세대가 내 집 마련 최우선 조건으로 안심 통학을 꼽을 만큼 교통 환경을 중요시하다 보니 학세권 아파트 위주로 억대 프리미엄을 형성하는 모양새”라며 “특히 지역을 대표할 만한 브랜드, 상품성 등을 갖춘 랜드마크의 경우 입주 후 타 단지보다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 더욱 선호도가 높다”라고 전했다.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도 우수한 교육 환경을 갖춰 이목이 쏠렸다. 이 단지는 계약금 정액제 도입은 물론 세대 창고 제공 등으로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덜고, 입주민의 생활 편의성을 높인 덕분에 계약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 금오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갈수록 오르는 가운데서, 초기 구매 부담을 낮췄고, 학세권은 물론 상품성이 좋아 이참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꾸준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부자들이 부동산 경기 전망이 어두울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2~3년 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상승 전망은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극심한 공급 부족이 예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16일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민영 아파트 분양 물량은 1,914 가구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5년간 1분기 수도권 공급량인 2만 192 가구의 10분의 1에도 달하지 못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매매가·전세가 상승 등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수도권 내 신규아파트 품귀 현상 심화로 청약 경쟁률 상승도 부추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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