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저널] 신전원체계 대응용 전기에너지 저장·변환 부품 기술 개발 현황

차세대 차량용 48V 전원체계 기술 개발 현황

 

최근 자동차 산업은 전동화와 지능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차량 내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전자 제어 장치와 고성능 구동 모터가 탑재되면서, 기존 12V 전원체계만으로는 증가하는 부하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 결과 전류 증가에 따른 전력 손실과 발열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차량 전체의 에너지 효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약 1kW의 전력을 공급할 경우, 12V 시스템에서는 약 80A의 전류가 흐르지만 48V 시스템에서는 약 20A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러한 전류 감소는 배선 손실과 발열을 크게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배선 단면 축소에 따른 시스템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이처럼 전력 효율 향상과 경량화의 장점은 차량의 연비 개선과 전력 안정성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배경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12V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48V 기반의 다중전압 전원체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48V 시스템은 연비 개선과 탄소 배출 저감뿐 아니라, 전동 액세서리와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의 안정적 구동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48V 시스템 시장은 2034년까지 연평균 약 26%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제조사가 이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양산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효율·고밀도 전력 변환 기술, 12V/48V 리튬 배터리 시스템, 통합 전력 분배 제어 기술 확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유라코퍼레이션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그린카 분야 과제의 일환으로, 800V–48V–12V 다중전압 전원망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신전원체계 대응용 전기에너지 저장·변환 부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연구는 48V 시스템을 중심으로 고전압 구간과 저전압 부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반 기술을 구축하여, 향후 차량용 전원체계의 국산화와 표준화를 위한 기술적 발판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하에서는 주요 기술 개발 내용과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현황을 살펴본다.

 

48V 전원체계의 기술 개요

 

차량의 전동화가 가속되면서 단일 전압 기반 전원망만으로는 다양한 부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800V 고전압, 48V 중전압, 12V 저전압 구간이 공존하는 다중전압 아키텍처(Multi-Voltage Architecture)가 도입되고 있다.

 

이 중 48V 시스템은 고전압 배터리(800V)로부터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변환·분배하며, 전동 컴프레서, 전자식 조향, 히트펌프 등 주요 중전압 부하에 전력을 공급하고, 동시에 12V 전원망으로의 전력 변환을 지원하는 전력 허브(Power Hub)로 작동한다.

 

유라코퍼레이션과 한국자동차연구원외 공동 개발팀은 이러한 다중전압 구조를 기반으로, 고효율·고신뢰성의 전력 저장 및 변환 부품 기술을 개발하였다. 주요 대상은 HV 컨버터(800→48V), MV 컨버터(48→12V), 리튬 배터리 시스템(12V/48V), e-PRA(Electronic Power Relay Assembly)의 네 가지이며, 이들 부품은 상호 연동되어 차량의 에너지 효율과 전력 안정성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다중전압 아키텍처가 Zonal 전원 구조(Zonal Power Architecture)로 발전하고 있다. 각 존(Zone) 단위의 제어기와 전력 모듈이 연동되어, 48V 시스템이 존 간 에너지 흐름의 중심 노드로 작동하도록 구성된다.

 

 

 

글로벌 12V/48V 아키텍처 분석(테슬라 사례)

 

* Model Y 12V 시스템

테슬라 Model Y에는 기존 납산 배터리를 대체하는 12V LBM(Lithium Battery Module)이 적용되어 있다. 이 12V LBM은 NCM 계열 4S1P 셀로 구성되며, 차량의 BCF(Body Controller Front)를 통해 BCR(Body Controller Right)과 BCL(Body Controller Left)로 전력을 분배한다. 이를 통해 배선 복잡도를 최소화하고, 제어기 단위로 분리된 차단 로직을 구현함으로써 시스템 신뢰성을 높였다. 이 구조는 저전압 보조전원 시스템의 단순화와 효율화를 실현했다.

 

* Cybertruck 48V 시스템

반면 Cybertruck은 차량 전체에 48V LBM을 적용한 대표적인 분산형 아키텍처 사례이다. LFP 13S1P 구성의 48V 팩이 각 Zone LH 제어기를 중심으로 직렬 전력망 형태로 배치되어 있으며, 제어기 간 Daisy Chain 통신을 통해 48V·16V·10.5V 등 다양한 전압이 동적으로 분배된다. 각 존(Zone) 제어기는 SOx(State of x) 기반의 상태 진단과 고장 격리 기능을 수행하여, 전력망의 분산화와 통합 제어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 시사점

이러한 분석을 통해 테슬라의 12V와 48V 아키텍처는 구조적 단순화에서 통신 기반의 분산 제어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도 이를 참고하여, 국내 환경에 적합한 48V 배터리–제어기 인터페이스 모델을 구축하고, Zonal 전원망 내 실시간 전력 분배와 보호 로직 최적화를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였다. 이는 향후 48V Zonal 전원체계의 실차 적용을 위한 중요한 기술적 기반이 되고 있다.

 

 

 

핵심 부품 기술 개발

 

* HV 컨버터 (800V → 48V)

HV 컨버터는 고전압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800V 전력을 48V로 변환하는 핵심 장치로, 중전압 부하 및 48V 배터리 팩의 안정적 전원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 연구에서는 절연형 ZVS/ZCS 토폴로지와 WBG(Wide Bandgap) 반도체를 적용하여 스위칭 손실을 크게 줄이고, 변환 효율을 92% 수준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시제품은 4kW급 수준에서 안정적인 출력 특성을 확보하였으며, 방열판 일체형 구조를 적용하여 패키징 효율을 개선하였다.

 

* MV 컨버터 (48V → 12V)

MV 컨버터는 48V 시스템으로부터 기존 12V 부하(조명, ECU, 센서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 48V 아키텍처의 실질적 호환성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ZCU(Zone Control Unit) 내장형과 별물형(Standalone) 두 가지 모델을 병행 개발하고 있다. ZCU 내장형 시제품은 출력 400W 기준 약 96%의 효율과 11kW/L 이상의 전력 밀도를 달성하여, 소형화 및 경량화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 12V/48V 리튬 배터리팩

12V 배터리팩은 출력 특성과 저온 성능이 우수한 LTO(Lithium Titanate) 셀을 적용하였으며, 48V 배터리팩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사용된 것과 동일 제조사의 LFP(Lithium Iron Phosphate) 셀을 활용하여 개발하였다. 각 배터리팩에는 BMIC 기반의 전압·온도 감시 및 셀 밸런싱 기능이 통합되어 있어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 e-PRA (Electronic Power Relay Assembly)

e-PRA는 기존의 기계식 릴레이를 대체하는 전자식 전력 차단 장치로, 48V 배터리팩과 연계된 구조로 설계하였다. 과전류·과전압·온도 상승 등의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이중 보호 구조(릴레이+버스바 퓨즈)를 통해 고신뢰성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

 


 

12V/48V 배터리시스템 개발

 

* 12V/48V 리튬 배터리팩 개발

12V 팩은 LTO 파우치형 셀 6S1P 구조(공칭전압 14.4V, 용량 20Ah)로 구성되어 저온 충방전 성능과 수명 특성을 강화하였다. 기구 설계는 기존 12V 납산 배터리 케이스의 DIN 규격을 유지하여 OEM 조립 설비의 공용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48V 팩은 LFP 파우치형 셀 13S3P 구조(공칭전압 41.6V, 용량 12Ah)로 설계되어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배터리 팩 내부에는 FPC(Flexible Printed Circuit) 기반 배선 기술을 적용하여 기존 하네스 방식 대비 배선 무게와 전력 손실을 약 25% 감소시켰고, FET 기반 차단 회로를 도입하여 고전류 이상 상황 발생 시 10ms 이내에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신뢰성을 확보하였다.

 

* 배터리 상태 추정 소프트웨어 개발

안정적 운용을 위해 셀 특성 시험, 모델링, 알고리즘 설계를 병행한 소프트웨어 기반 배터리 상태 추정 기술을 개발하였다. ISO 12405-4 기준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여 1차 RC-Ladder 등가회로(EECM)를 구축하였고, 단순 전류적산 방식의 누적 오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확장 칼만 필터(EKF, Extended Kalman Filter)를 적용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오차율 5% 이하의 정밀한 상태 추정 성능을 확보하였다. 향후에는 딥러닝 기반의 회귀 분석 기법과 시계열 데이터 처리 모델을 적용하여 배터리의 열화 상태를 예측하는 SOH(State of Health) 진단 알고리즘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다.

 

 

 

결과 및 기술적 의의

 

이번 연구를 통해 핵심 구성요소인 HV 컨버터, MV 컨버터, 12V/48V 리튬 배터리 시스템, e-PRA의 시제품을 완성하고 주요 성능을 검증하였다. 이는 단순한 부품 기술 개발을 넘어, 국내 다중전압 전원체계의 표준화 및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48V를 중심으로 한 중전압 시스템은 12V 전원망과의 완전한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크게 향상시켜, 향후 전기차·하이브리드·상용차 등 다양한 차종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앞으로는 Zonal 제어 구조와 연계된 모듈형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국내 전원 부품 산업의 기술 자립을 이끄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의 전장화와 전동화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현실이다. 유라코퍼레이션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을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48V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국내 전동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전원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였다.​ 

 

글 / 류호 (유라코퍼레이션), 송현식 (한국자동차연구원)

출처 / 오토저널 202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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