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제재 '최악' 면했다…영업정지 이후 대응 과제로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 /사진 제공=롯데카드

롯데카드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1.5개월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다. 외부해킹이라는 특수성과 사후대응 노력이 반영돼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다. 다만 당분간 신규 영업이 제한되는 만큼 기존 고객 관리 강화와 시장 점유율 방어를 병행하며 영업정지 이후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카드에 대한 1.5개월의 영업정지와 과징금 50억원의 제재안을 의결했다. 금융감독원이 사전통보한 영업정지 4.5개월 대비 3개월 감경된 수준이다. 제재는 8월1일부터 9월15일까지 적용되며 신규 회원 모집을 비롯해 카드 발급, 카드론 취급 등의 영업 활동이 모두 멈추게 된다.

특수성·사후관리 소명 통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당국에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조사 결과 약 279만명의 신용정보가 외부로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약 45만명은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다. 또 약 28만명은 카드번호·유효기간·보안코드(CVC) 등 결제와 관련한 민감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롯데카드 제재의 최대 쟁점은 외부해킹 특수성 반영 여부였다. 롯데카드는 보안정책에 허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정보 유출의 주체가 외부에 있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내부통제 실패와 불가항력적 요인을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발 빠른 사후관리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첫 제재안을 만든 금감원은 외부해킹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롯데카드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봤다. 금융사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 탐색과 암호화 설정 등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고강도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전례 없는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만큼 본보기를 삼아야 한다는 인식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와 관계 법령 검토 등을 거쳐 제재 수위를 확정지었다. 금융위 역시 롯데카드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소명 절차에서 나온 재발방지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업정지 기간을 단축했다. 이번 결과는 외부해킹으로 피해를 본 금융사에 대한 첫 제재인 만큼 앞으로 유사 사례에 대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객·점유율 방어하며 사업 정비

롯데카드는 영업정지 자체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기간별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영업정지 기간이 대폭 감경되면서 사업·재무적 타격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신규 영업이 중단되는 동안 고객 기반과 결제시장 내 점유율을 방어하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6월 말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기준 사용가능 회원 수는 855만7000명이다. 이는 1월 말(848만5000명) 대비 7만2000명 증가한 규모로, 해킹 사태의 여파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앞으로는 회원이 순증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기존 회원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제다.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중장기 회복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카드의 영업정지 기간에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제재가 해제된 이후 다시 점유율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객 유입을 위한 혜택 및 프로모션 강화 과정에서 비용 지출은 불가피한 만큼 철저한 손익 계산도 전제돼야 한다.

롯데카드는 1.5개월의 영업정지 기간을 '정비'의 시간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보안정책 강화를 비롯해 본업 경쟁력 고도화, 신사업 발굴 등으로 영업정지 이후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주력할 것이라는 의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번 영업정지는 신규 영업 일부에 해당하는 조치로 기존 회원의 서비스 이용에는 영향이 없다"며 "향후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보안 등 필요한 모든 조치에 더욱 만전을 기해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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