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싱가포르 그랑프리 '폭염 비상'…FIA, 최초 '열 위험 레이스' 선언

국제자동차연맹(FIA)이 3~5일(현지시각) 열리는 포뮬러1(F1)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F1 최초의 '열 위험(heat hazard)' 레이스로 선언했다. 열 레이스 규정은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은 차량에 냉각조끼 작동에 필요한 시스템을 장착해야 한다. 아직 착용 여부는 드라이버 선택에 달려 있지만 시스템은 의무 사항이다. 내년부터는 조끼 착용도 의무화된다.

FIA의 이 같은 조치는 현지 습도가 높은 데다 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주차 내부 온도는 섭씨 40도를 훌쩍 넘을 수 있다. 드라이버들은 헬멧을 착용하고 여러 겹의 방화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열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드라이버 냉각 시스템 도입 아이디어는 지난 2023년 카타르 그랑프리 이후 제기됐다. 당시 극심한 더위와 습도로 인해 여러 드라이버가 탈진 직전까지 몰렸었다.

실제 윌리엄스 팀의 로건 사전트는 열사병으로 경기를 포기했고 알핀 르노팀 에스테반 오콘은 헬멧 안에서 구토를 했다. 이 외에도 드라이버 다수가 경기 후 의료 조치를 받았다. 

드라이버들의 냉각 조끼 사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팀들은 올해 간헐적으로 이를 테스트해 왔다.

드라이버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불편사항을 지적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드라이버 조지 러셀은 올해 초 바레인 대회 때 조끼를 착용해 봤다고 밝히며 "일부는 편하다고 느끼지만 모두가 편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러셀은 이어 "개념 자체는 좋다"며 "습도가 90%에 이르고 운전석 내부가 60도 가까이 오르면 사실상 사우나 같은 환경이 되니까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해 봤다는 윌리엄스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츠는 "당시 약 15~20분 정도만 버텼다"고 조끼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애스턴마틴의 페르난도 알론소도 "시스템은 작동하지만 조끼가 시스템 때문에 조금 더 두꺼워져서 편안하지 않다"며 "입고 달릴 때는 덜 편하지만 대신 조금 더 시원하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싱가포르 그랑프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