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YS 추도사에서 "MBC 전용기 배제 보며 '대도무문' 큰 정치 생각"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고(故)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모식에서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추모위원장)이 최근 대통령실과 MBC간 갈등을 "정권에게 불리한 기사를 썼다고 특정 언론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는 옹색한 사태"라고 비판적으로 언급했다. 김 추모위원장은 문민정부에서 정무1장관을 지냈다.
김 위원장은 2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길이 안 보이고 답답하고 암담한 오늘의 현실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길을 내러 가렸던 대도무문(大道無門)의 큰 정치가 이제야 벅차게 가슴에 와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을) 방패막이 삼고 관련된 자들이 목숨을 연거푸 끊는데도 ‘나는 잘 모른다는 구차한 변명들이 판치는 정치권을 볼 때 대도무문의 걸음걸이가 새삼스럽고 위대해 보인다"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도 했다.
김 위원장은 "도덕적이라 자부한 민주화 세력이 부패와 탄압으로 내로남불에 빠지고 산업화 세력이 방향을 잃고 무능에 빠진 가운데, 오직 진영논리와 극한대립·투쟁으로 정치가 실종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과 통일민주당 창당, 3당 합당 등으로 김 전 대통령이 솔선수범 보여준 통합의 정치가 더욱 자랑스럽고 그리워진다"고 고인을 기렸다.
김 위원장은 "오늘 김 전 대통령 7주기는 이 자리에 참석한 우리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지금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가’를 돌이켜보고 자세를 바로잡는 반성과 성찰의 자리가 되고 지금이라도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 추진 당시를 회상하며 "공직자 재산 공개로 시작된 문민정부의 개혁은 대통령 자신이 먼저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 하나부터 달라지는 것, 나부터 시작하는 것이 문민개혁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개혁을 말하면서 나부터 달라지는 지도자 없고 나부터 시작하는 사람 없다"고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는 엄격했으나 타인에게는 관대했다. 매일 아침 시골에 계신 아버지께 안부 전화를 올렸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조깅을 멈추지 않았다. 약속을 칼같이 지켜서 정치판에 ‘코리안 타임’을 없애기도 했다"며 "오늘 김영삼 전 대통령 7주기를 맞이하며 나부터 달라진다는 다짐을 가져보길 바란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달라지고, 여당과 야당이 달라지는, 나 하나부터 새롭게 탄생하는 그런 다짐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은 통합과 화합을 마지막 유언으로 남기셨다"며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통합의 정치, 큰 정치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 해결하는 능력 있는 민주주의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님의 7주기를 맞아 저희 당은 전국 당원협의회에 '민주주의의 거목 그 뜻을 이어가겠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며 "대통령님께 부끄럽지 않게 국민들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될 수 있게 저희 국민의힘은 지권여당으로서 더욱더 부단히 노력하겠다. 김 전 대통령께서 신념의 지도자로서 역사에 길이 기억되게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김 전 대통령의 위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는 민주주의자, 의회주의자로 평생 민주화와 대한민국의 발전에 몸 바치셨다"며 군부독재 반대 투쟁,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짚은 뒤 "대통령님의 민주주의를 위한 여정과 큰 정신을 기억하며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되새겨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공공임대주택 예산 관련 간담회 일정으로 추모식에 불참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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