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다...한국에도 빈대가" 15년차 호텔리어가 밝힌 '빈대 찾는 방법'

유럽 주요 도시에서 기승을 부리던 빈대가 국내에도 곳곳에서 출몰하는 가운데, 한국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곳에서 빈대가 발견되면서 빈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빈대는 호텔 등 숙박시설을 통해 확산하는 경우가 많아 여행자 사이에서 빈대 확인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불을 끈 뒤 손전등을 켜고, 침대 매트리스 솔기와 프레임 틈새 등을 확인하라고 조언했습니다.

2023년 10월 30일 채널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보건소에 빈대 출몰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고시원 거주자가 이불과 장판, 옷가지 등에서 빈대가 나타났다는 민원을 접수한 것입니다. 보건소 직원들의 현장 확인 결과, 빈대는 이미 확산해 4곳의 방에서 발견됐습니다.

방역 전문 업체에 따르면 이번 달에만 서울 시내 25개 구 중 13개 구에서 총 24건의 빈대 방역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고시원과 가정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채널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서울 용산의 한 가정집에서 의자에 걸어놓은 옷에 빈대 한 마리가 기어다닙니다. 천장과 액자 뒤 등 주위에서도 수많은 빈대가 보입니다. 달력 위쪽에는 검은 점처럼 보이는 빈대 배설물이 있습니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더라도 고열과 빈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안전환경학과 교수는 "염증 수치도 올라가고, 많이 올라가면 고열을 동반한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며 "성장기 어린이는 특히 더 심각한 빈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서 퇴치된 것으로 여겨졌던 빈대가 요즘 들어 다시 출몰한 이유는 국가 간 교역, 여행, 이민 등 증가가 그 이유로 꼽힙니다. 빈대가 DDT 등 강력한 살충제에 내성이 생기고 , ‘빈대 포식자’였던 바퀴벌레 개체 수가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해외 유입 빈대의 경우 살충제 저항성이 있는 데다 좁은 틈에 은신하는 습성 때문에 박멸이 쉽지 않습니다. 뜨거운 수증기로 소독하거나 저항성 없는 살충제를 활용해 여러 차례 퇴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텔도 안심 못 해" 15년차 호텔리어의 '빈대 찾는 법'

국제 해충 박멸 회사 ‘오르킨’에 따르면, 숙박시설에서 빈대는 주로 침대 매트리스 솔기나 프레임 틈새 등 표면이 거칠고 어두운 곳에 서식합니다. 빈대는 날지 못해 보통 여행자의 배낭과 캐리어 등 수하물을 통해 숙박시설에 퍼집니다. 밝은 빛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불을 끈 채 손전등을 비춰 이 같은 위치를 확인하면 빈대 서식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르킨의 곤충학자이자 기술 서비스 관리자 벤 호텔은 워싱턴포스트(WP)에 " 당신이 호텔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에는 빈대가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그 장소는 매트리스 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많은 활동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방해가 가장 적은 곳, 즉 틈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라며 "침대에 검은 반점이 보인다면 빈대 핏자국이나 배설물, 알의 흔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15년차 호텔리어 헤일리도 비슷한 조언을 내놨습니다. 헤일리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빈대 확인법을 활발히 공유했는데, 그가 강조한 건 짐을 풀기 전 모든 조명을 끄고 휴대폰 손전등을 켜는 것입니다. 헤일리는 "빈대는 주로 밤에 인간과 동물의 피를 먹고 생존한다"며 "매트리스 패드를 들어 올리고 모서리, 주름 등을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빈대가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더라도 핏자국이 보인다며 빈대가 있을 수 있다는 표시"라고도 했습니다.

숙소에서 빈대를 발견하면 바로 직원에게 알려 소독을 요청해야 합니다. 방을 변경할 때는 빈대가 발견된 방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방으로 옮겨야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