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중의 끝판왕
높게는 4억을 호가하기도
본점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
기다림 마케팅이라는 비난

명품 중의 끝판왕은 에르메스라는 말이 있다. 한 연예인은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모아두었던 에르메스백을 하나씩 팔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만큼 에르메스는 명품 서열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패션 브랜드이다. 보통 가방 하나가 천만 원단위에서 높게는 억 단위까지 뛴다고 한다. 에르메스 가방이 비싼 이유와 비싼데도 불구하고 불티나듯 팔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더 알아보도록 하자.
최고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자신감

프랑스의 하이앤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는 루이비통, 샤넬과 함께 세계 3대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이다. 물론 그중 가장 최고는 에르메스로 평가되고 있다. 에르메스라는 이름은 창업차 티에리 에르메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원래 에르메스는 마구를 만들던 회사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마차 모는 사람이 브랜드 대표 이미지이기도 하다.
에르메스는 한 땀 한 땀 장인이 수공업 한 가방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버킨백은 전 세계 수많은 셀럽들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데, 이들은 킴카다시안 백, 빅토리아베컴 백 등의 이름이 붙으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한국 기준 에르메스의 가장 저렴한 제품이 약 1,300만 원을 기록했다. 높게는 4억 4,000만 원의 낙찰가를 호가하기도 했다.

돈만 있다고 에르메스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버킨백을 사기 위해 2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인지 에르메스는 리셀 가격이 제품 가격의 두 개 가까이로 뛰는 경우도 있다. 에르메스 가방 튼튼하기로 유명한데, 유럽 같은 해외에서는 버킨백이 강아지를 옮기는 용도로 쓰이곤 한다.
에르메스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

에르메스 백은 장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박음질하여 제작된다. 미싱이나 기계도 쓰지 않고 분업 또한 없다. 에르메스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3년 동안 에르메스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그 후 2년의 수련과정을 거치고 2년 이상의 경력이 더해진다. 총 7년에서 10년 정도의 교육을 받는 셈이다.
에르메스 가방의 바느질이 강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새들 스티칭이라는 기법 때문인데, 바늘 두 개를 사용해서 양쪽에서 바느질하는 것으로 말안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법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로 인해 에르메스는 미싱 기계를 사용할 때보다 훨씬 튼튼한 가죽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교육과 수련과정을 거친 장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최고의 타조, 악어, 소, 도마뱀 가죽 등을 찾아 수작업을 한다. 가방을 하나 만드는데 최소 18시간에서 최대 48시간까지 소요된다. 한 달에 한 사람의 장인이 만들 수 있는 가방의 개수는 4개 정도인데, 불량품이 나올 시 가차 없이 태워버린다.
에르메스는 중국이나 해외와 같은 공장이 아닌 프랑스만을 고집하여 생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왜 프랑스만을 고집하느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자 에스메스 전 CEO 패트릭 토머스는 “우리는 품질이 중요하지 가격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며 “계속 프랑스에서만 만들 것이다. 그게 더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비싸도 찾는 사람이 많으니 에르메스는 기존의 생산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에르메스는 어떻게 구매할 수 있을까? 먼저 온라인을 통해 방문 예약을 해야한다. 랜덤으로 추천되기 때문에 여러 번 시도해야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데, 어렵게 당첨이 되고 매장에 가면 직원이 여권을 통해 에르메스 구매 이력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원하는 제품의 색상, 가죽 등의 옵션을 물어본다.
에르메스 구매 내역이 있는 사람일수록 켈리백과 버킨백을 얻을 확률이 높다. 가방의 사양에 대해 말하고 얼마나 제품을 기다려왔는지 어필하는 것도 하나의 구매전략이라고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런 조건들 때문에 현지에는 에르메스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도 있을 정도이다.

에르메스 켈리백의 경우 2020년 기준 2,1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버킨백은 3,200에 달하며 중고시장에서도 버킨백은 수백만원의 웃돈이 붙는다. 이토록 에르메스 스테디셀러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를 희소성과 배타성이 자신의 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라 답했다. 돈과 권력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가방으로 인식된 에르메스는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사업체인 바쿤터는 지난 35년 동안 버킨백의 가치가 평균 14%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버킨백에 투자하는게 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다. 꽤 괜찮은 금융자산"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에르메스는 불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코로나19로 봉쇄되었던 중국에서 에르메스 개장이 재개장하자마자 3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버킨백과 캘리백 이름의 유래

에르메스는 본래 귀족들에게만 파는 브랜드였는데, 1930~1940년대에 들어와 일반인들에게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에르메스에서 켈리백을 빼놓을 수가 없다. 켈리백은 할리우드 배우이자 모나코의 왕비인 그레이스 켈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1956년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한 배를 가리기 위해 빨간색 악어가죽 소재 백을 든 게 잡지 표지에 실려 화제가 되면서 켈리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유명하다. 관계업자들의 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켈리백은 백화점에서 약 1,200만 원을 호가했다.

버킨백의 이름 또한 영국 출신 유명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에서 유래했다. 1984년 버킨을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난 장루이 뒤마 에르메스 5대 회장이 버킨을 위해 검은색 가죽 가방을 제작해 준 데서 비롯되었다. 버킨백의 가격은 송아지가죽 소재의 모델은 800만 원대, 타조가죽은 2500만∼4000만 원대, 악어가죽은 5000만 원대 이상이다. 켈리백과 버킨백은 모두 기존 디자인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숄더백이나 미니 사이즈로 나오는 등 다양한 버전으로 매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매장 내주지 않기로 유명해
에르메스 매장의 본점은 프랑스 파리에 있다. 구경하는 것도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최소 1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한국에서 에르메스는 1997년 신라호텔 아케이드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처음 진출했다. 2006년에는 단독 플래그십 매장인 메종 에르메스를 설립했는데, 이후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도 진출하였다.
에르메스는 백화점에 매장을 내주지 않기도 유명하다. 매우 까다로운 조건은 제시한다고 하는데, 백화점들은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입점되어야 명품관 라인업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에 구애를 펼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17년 에르메스 부회장인 플로리앙 크랭은 국내에 있는 10개 매장에서 더 늘릴 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끊이지 않는 각종 논란들

기다려도 더 갖고 싶어지는 욕망을 자극한다는 기다림 마케팅을 쓰고 있다는 비난도 많다. 에르메스의 대기자 명단 운영 방식이 사실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주장인데, 에르메스는 이에 반박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에르메스의 손’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고의 가죽을 구하기 위해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거 아니냐는 비난도 많다. 가죽에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 동물을 너무 애지중지 키운다는 것이다. 악어들이 싸우지 못하게 격리시켜서 키우는 등 동물의 사회성을 떨어뜨린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에 에르메스는 “우리는 그렇게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는데, 에르메스 버킨백의 유래가 된 영국 가수 제인 버킨은 에르메스 측에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2015년 열정페이 논란도 있었다. 영어 가능한 인턴을 뽑는다면서 급여는 식대 30만 원이라는 채용 공고문 때문이었다. 에르메스 코리아는 자사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제, 경영, 회계 전공자를 찾는다면서 컴퓨터 활용과 영어 소통 능력을 채용 기준으로 제시했다. 별도의 급여 지급은 없었다.
2015년 기준 한 달 최저 임금이 209시간(1일 8시간, 주 5일) 기준 116만 원 정도 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해당 공고를 본 네티즌들은 “월 30만 원이면 교통비 쓰면 없겠다”, “노동법 위반 아닌가”, “에르메스에서 일할 기회면 돈 안 줘도 지원자 몰리겠지” 등과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글 =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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