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맡기면 오히려 손해"… 예금금리 뛰자 목돈 굴리는 법도 달라졌다

유진아 2026. 8. 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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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 시장에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주요 은행의 6개월과 1년 만기 금리가 3년 만기보다 높아지면서 장기 예금의 금리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연 3.00%, 1년 만기가 연 3.20%인 반면 3년 만기는 연 2.40%에 머물렀다.

은행들은 장기 예금 금리를 낮춰 순이자마진(NIM)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를 다시 조정하기 쉬운 6개월과 1년 만기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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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1년 금리, 3년보다 최대 0.8%p ↑
대출 규제에 은행권 장기 자금 수요 감소
전문가 "목돈 나눠 금리 변동 대응해야"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은행 정기예금 시장에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주요 은행의 6개월과 1년 만기 금리가 3년 만기보다 높아지면서 장기 예금의 금리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추가 기준금리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어 목돈을 한 상품에 오래 묶기보다 만기를 나눠 운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요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연 3.00~3.05%, 1년 만기는 연 3.20~3.25%로 나타났다. 3년 만기 금리인 연 2.40~2.70%와 비교하면 은행별로 6개월 만기는 0.35~0.6%포인트(p), 1년 만기는 0.55~0.8%p 높았다.

통상 은행은 고객이 돈을 오래 맡길수록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장기 예금에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 영업이 제한되면서 높은 금리를 지급해가며 장기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만기별 금리차가 가장 컸다. 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최고금리가 연 3.00%, 1년 만기가 연 3.20%인 반면 3년 만기는 연 2.40%에 머물렀다. 3년 만기 금리가 6개월 만기보다 0.6%p, 1년 만기보다 0.8%p 낮은 수준이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도 6개월과 1년 만기에 각각 최고 연 3.00%, 연 3.20%를 제공하지만 3년 만기에는 연 2.40%만 적용한다. 만기별 금리차는 각각 0.6%p와 0.8%p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6개월과 1년 만기 최고금리가 각각 연 3.00%, 연 3.20%다. 3년 만기는 연 2.50%로 6개월 만기보다 0.5%p, 1년 만기보다 0.7%p 낮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연 3.00%, 1년 만기 연 3.20%, 3년 만기 연 2.60%를 제공한다. 3년 만기와 비교한 금리차는 각각 0.4%p와 0.6%p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1년 만기 최고금리가 연 3.25%로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6개월 만기는 연 3.05%, 3년 만기는 연 2.70%로, 3년 만기 금리가 6개월 만기보다 0.35%p, 1년 만기보다 0.55%p 낮았다.

만기별 금리 역전의 배경에는 은행의 달라진 자금 조달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3년 만기 예금은 가입 당시 약정한 금리를 장기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처럼 대출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고금리 장기 예금을 유치해도 자금 운용 수익보다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기존 장기 예금에는 약정한 금리를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들은 장기 예금 금리를 낮춰 순이자마진(NIM)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대신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를 다시 조정하기 쉬운 6개월과 1년 만기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기존 예금의 이탈을 막으면서 예대율과 유동성 비율 등 규제 지표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반면 6개월과 1년 만기 예금은 시장금리와 자금 수요가 달라지면 만기 이후 금리를 다시 조정할 수 있다. 은행으로서는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예금의 이탈을 막는 동시에 예대율과 유동성 비율 등 규제 지표 관리에 필요한 자금만 확보할 수 있다. 장기자금은 덜 받되 당장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6개월과 1년 만기 상품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자금 운용이 제한된 상황에서 높은 비용을 부담하며 장기 예금을 늘릴 유인이 크지 않다"며 "필요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금리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6개월과 1년 만기 상품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자금 조달 전략이 달라지면서 예금 가입자들도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6월 191조9365억원에서 올해 6월(잠정치) 238조3662억원으로 46조4297억원(2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33조6607억원에서 26조6433억원으로 7조174억원(20.8%) 감소했다. 6개월 미만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동안 3년 이상 장기예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만기를 짧게 가져가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금을 한 상품에 몰아넣기보다 6개월과 1년 단위로 분산 가입하는 '예금 사다리' 전략을 추천한다. 만기 시점을 시차를 두고 분산하면 금리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가입 당시 금리를 만기까지 적용받는 장기 예금이 유리해질 수 있다. 이미 가입한 예금을 깨고 새 상품으로 갈아타면 낮은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될 수 있어 금리 차이와 만기까지 남은 기간을 함께 따져야 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6개월이나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3년 만기보다 높아 목돈을 장기간 묶어둘 유인이 크지 않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만기를 나눠 운용하되 향후 금리하락 가능성과 중도해지 비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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