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올 줄 모르는 경유값, 디젤차 소유주도, 車회사도 '울상'

기름값이 지난해 7월 이후 200일  이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M투데이 이세민 기자] 국제유가 하락세의 영향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이 1년 반 만에 리터당 1,500원대로 내려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95.42원을 기록했다.

일일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리터당 1,6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 6월 28일(1천598.52원)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반면 경유 가격은 아직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2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1,811.29원으로, 지난 1월 1일(1,442.42원)과 비교하면 26% 가량 상승했다.

유가 상승기에 빠르게 올랐던 경유 가격은 하락기에는 한층 더디게 내리고 있다.

이번 주 경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845.7원으로 전주보다 16.2원이 내려가며, 3주 연속 가격이 하락했지만, 아직도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평균 200원 이상이 바싸다.

디젤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연비가 높기 때문에 지금도 디젤차량의 연료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기존 디젤 차량의 소유자들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기름값 부담이 거의 30% 이상 커졌다.

작년 12월 2일 기준으로 공인연비가 15km인 폭스바겐의 아테온 디젤 모델을 1,000km 주행했을 때 드는 기름값은 약 9만5,040원이었지만 올해 12월 1일 기준으로는 약 12만1,800원으로 2만6,760원이 올랐다.

반면, 연비가 11.0km인 BMW 320i는 1,000km 주행했을 때 드는 연료비용이 작년 12월 2일 기준 약 14만9,000원이었는데 올해 12월 1일 기준에서는 14만4,000원으로, 5천 정도가 저렴해졌다.

즉, 작년에 비해 디젤 차량과의 유지비용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은 디젤차량 소유자 뿐만 아니라 디젤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현대차와 기아,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디젤차량의 월간 판매량은 1만대 이하까지 떨어졌다.

또, 수입차 디젤차 판매도 지난 11월까지 총 3만43대로, 전년 동기의 3만4,886대보다13.9%가 줄었다.

디젤차량의 판매부진이 이어지자 제조사들이 디젤 차종 생산 중단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현대기아는 주력 SUV 모델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 라인업에서 디젤을 제외할 방침이며, 오는 2024년에는 디젤 소형트럭의 단종도 유력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또, SUV 라인업에 집중하고 있는 쌍용차도 디젤 퇴출에 나서는 등 국산 중형 SUV 시장에서 디젤 라인업이 포함된 브랜드는 르노코리아차의 'QM6'만 남게 되는 등 국내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