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부동산 매수, 다시 살아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급감했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가 2023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서울에서 2,942명의 외국인이 집합건물을 사들이며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어 2022년에는 1,298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진정되고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외국인 매수는 2023년 1,443건, 2024년 1,727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942건이 집계되어 이미 전년 동기를 크게 상회했다. 외국인, 특히 중국인 매수자의 시장 복귀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 외곽으로 집중되는 외국인 주택 구입
서울에서 외국인 주택 매수는 강남 등 중심부보다 외곽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특히 구로구 구로동, 금천구 독산동, 강서구 화곡동, 영등포구 대림동, 광진구 구의동 등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25년 7월에는 이들 지역에서만 수십 건의 외국인 소유권 이전 등기가 확인됐다. 이는 실거주 목적 혹은 무리가 적은 장기 거주를 노린 투자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인 중심의 구매, 시세차익보다 실수요가 주목적
외국인 매입 중 약 절반은 중국인이 차지한다. 2025년 7월에도 외국인 집합건물 매수자 134명 중 64명이 중국 국적이었고, 이 비율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매수가 강한 지역 대부분은 서울에서도 최근 수년간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지역으로, 외국인 매입이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실거주 목적이나 가족 체류, 거주 안정이 주요 동기로 꼽힌다.

내국인은 규제, 외국인은 상대적 자유…역차별 논란 대두
국내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고 정부 규제로 내국인의 집 구매 여력이 현저히 악화된 반면, 외국인은 자국 금융이나 현금 동원 등 국내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다. 2025년에도 서울에서 주택 거래를 위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내국인은 전월 대비 25%나 줄었으나, 외국인은 줄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인만 과도한 규제를 받아 역차별이라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법 개정 논의, 실거주 중심 규제로 선회 움직임
외국인 부동산 매수 증가와 내국인 규제 사이의 불균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국회에서는 외국인 취득 제한안을 논의 중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 구입 시 3년 이상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법안, 토지투기과열지구나 조정지역 내 토지 구입 시 지자체장 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발의됐다. 앞으로 외국인 매수 목적이 실거주인지 투기인지에 따른 맞춤형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시장과 제도의 균형, 앞으로의 방향은?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 유입을 무조건 막을 순 없지만, 내국인의 주거권과 시장 안정은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실거주 외에는 세제 강화·취득허가제 등 차등 규제, 국내 거주 외국인과 비거주 외국인에 대한 동일한 조건 적용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많다. 향후 서울 내 외국인 부동산 매수 제한,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운영이 현실적인 중장기 정책 방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