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던 어느 아침, 아버지께서 현관에서 우산을 두 개 챙기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개면 충분할 텐데 왜 두 개를 드시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나중에야 그 이유를 듣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늘 말보다 행동에 먼저 담겨 있었습니다.

현관에서 본 두 개의 우산
그날 아침 아버지께서는 평소보다 일찍 신발을 신고 계셨습니다. 손에는 낡은 검정 우산과 한 번도 펴지 않은 새 우산이 함께 들려 있었습니다. 어디 멀리 가시냐고 여쭈었더니 잠깐 나갔다 온다고만 하셨습니다. 그때는 비가 많이 오니 여분을 챙기시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씀 없이 문을 닫고 나가셨습니다.

되돌아온 우산은 한 개뿐이었다
한 시간쯤 지나 아버지께서 돌아오셨을 때 손에는 낡은 우산 하나만 남아 있었습니다. 어깨는 절반쯤 젖어 있었고 바지 끝에는 흙물이 배어 있었습니다. 새 우산은 어디 두셨냐고 물으니 그제야 짧게 대답하셨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고 서 있던 이웃집 할머니께 드리고 왔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드리려고 새것으로 챙겨 나가신 것이었습니다.

말보다 앞서 있던 마음
아버지께서는 생색을 내는 법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도 묻지 않으면 끝내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우산을 두 개 챙기신 그 짧은 순간에 이미 누군가를 떠올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자식이 닮아야 할 것은 결국 그런 조용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비 오는 날이면 저도 우산을 하나 더 챙기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더 자주 드러납니다. 말씀이 적으셨던 분일수록 행동에 남긴 흔적이 오래 남습니다.오늘 부모님의 작은 습관 하나를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그 안에 아직 듣지 못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