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영아에 성인 감기약 먹인 엄마…“잠 안자고 칭얼대서”

창원지법,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1년 선고

조제용 해열제, 오늘부터 인상 2022년 12월 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생후 2개월 된 영아에게 성인용 감기약을 먹여 부작용으로 숨지게 한 30대 남녀가 실형을 선고받고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5단독 이재원 부장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30대 친모 A 씨와 A 씨 지인 B 씨에게 각각 금고 1년을 선고했다.

A 씨 등은 2022년 8월 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에서 성인용 감기약을 분유에 타서 생후 2개월 된 A 씨 아들 C 군에게 먹이고, C 군을 엎어 재운 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C 군이 칭얼대며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약국에서 구입한 성인용 감기약을 분유에 타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시 모텔에는 B 씨 동거녀 D 씨, D 씨 자녀도 함께 있었다.

부검 결과 C 군은 감기약 속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독성 작용을 하고 코와 입이 동시에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함유된 성인용 감기약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영유아가 사망할 수 있어, 만 4세 미만 아동에게는 투약이 권고되지 않는다.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C 군 사망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수사 초기 감기약을 먹인 사실을 감추는 등 범행 후 사정도 좋지 않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