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대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델타항공 소송 준비 소식에 주가 또 급락
전 세계 IT 대란을 일으킨 사이버보안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델타항공이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72% 하락한 233.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급락은 델타항공이 글로벌 IT 대란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MS의 클라우드 가동이 중단됐다. 그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공항, 금융, 방송 통신 등의 인프라가 동시다발로 마비되며 전례 없는 규모의 IT 대란을 촉발했다.
여러 항공사 중에서도 델타항공이 피해 규모도 크고 가장 느린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델타항공은 약 70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17만6000건 이상의 환불 또는 환급요청을 받았다. 손실액은 3억5000만~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교통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델타항공의 운항 차질 규모가 유독 크고 서비스 중단 기간도 길어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델타항공은 소송을 위해 유명 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스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는 미 정부가 MS를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캘리포니아주 상대 동성 결혼 금지 철회 소송 등 굵직한 사건에서 승소에 기여했다. 소장은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가는 지난해 두 배 이상 올랐고 이번 사태 발생 전까지 연초 대비 약 130% 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IT 대란 이후 주가는 폭락하며 시가총액에서 약 3분의1이 증발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고객사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제품 가격 할인을 기대하며 관련 지출을 미루거나 구매를 중단하고 있다. 에버코어는 “거의 모든 고객사들이 할인, 서비스 수익 크레딧 또는 무료 제품과 같은 금전적 구제를 기대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 니덤은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피해로 고객들이 집중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단일 플랫폼에 크게 의존하려고 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