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여행 가서 안 먹고 오면 후회하는 특별한 햄

햄 종류 10

햄은 일반적으로 돼지고기의 뒷다리살로 만드는 가공육을 뜻한다. 보존식품의 일종인데, 영어로 햄이라는 단어 자체가 돼지의 뒷다리살을 의미한다. 햄스트링의 단어 어원이 바로 이 햄이다. 햄은 소금에 절인 고기류를 자연스럽게 건조하면 완성되기에, 실로 가장 간단한 저장 식품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지역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제조된 햄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지금부터는 각기 다른 형태의 다양한 햄 종류를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프로슈토

프로슈토는 이탈리어로 ‘돼지고기 따위를 잘라놓은 상태’를 뜻하는 단어인데, 이탈리아의 고유 햄을 뜻하는 명칭으로 사용된다. 돼지고기 뒷다리를 염장해서 자연 건조, 숙성시켜서 만든다. 바싹 말려서 수분이 증발한 프로슈토는 강렬한 향과 맛을 가지며, 여타 햄에 비해서도 상당히 짠 것이 특징이다. 잘 건조된 프로슈토는 껍질이 약간 바삭거리며 속살은 부드럽고 매끈하다. 프로슈토만 먹기도 하며, 빵에 얹어서 먹거나 샐러드의 재료로도 활용된다.


살라미

살라미 또한 이탈리아에서 주로 제조되는 염장 건조 방식의 햄이다.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에 다양한 향신료를 혼합한 것을 껍질 속에 넣고 건조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완성된 살라미는 수분이 적당히 제거되고 껍질은 단단하게 굳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제공한다.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경우가 잦으며, 파스타 등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미국 등지에서는 아침 식사로 부친 계란과 살라미를 함께 먹는 이들이 많다.


초리소

초리소는 스페인, 포르투갈을 비롯한 이베리아반도에서 기원한 붉고 짭짤한 소시지를 총칭하는 것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외에도 남미, 필리핀, 모로코, 동티모르, 마카오 등지에서 주로 소비한다. 특유의 훈제향과 파프리카 가루로 인해 느낄 수 있는 매콤한 풍미가 특징으로 꼽힌다. 겉의 케이싱은 전통적으로 창자로 만든 천연 케이싱을 활용한다. 멕시코에서는 파프리카 가루 대신 더 매운맛을 느낄 수 있는 현지 고추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몬

하몬은 스페인에서 주로 소비하는 생햄이다. 소금에 절여 건조한 돼지고기로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몽’이라 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정확하게는 하몬이 맞다. 1992년 우리나라에 공개된 스페인 영화가 ‘하몽하몽’으로 잘못 번역된 것이 굳어진 영향으로 전해진다. 스페인에서는 돼지 뒷다리 모양 그대로 만들어진 하몬을 그대로 팔기도 하며, 조각내서 진공 포장한 것을 공급하기도 한다. 보통은 얇게 썰어서 그대로 먹는다.


파스트라미

파스트라미는 샌드위치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되는 햄이다. 특이하게도 파스트라미는 돼지고기가 아니라 소고기 가슴살을 사용해 만든다. 19세기 루마니아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전래한 것으로 전해지며, 파스트라미 샌드위치가 뉴욕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잡으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장시간 저온에서 천천히 익히며,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조리해 복합적이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


세라노 햄

세라노 햄은 소금에 절여 수분을 제거한 뒤, 2주 정도 매달아 말려서 만드는 햄이다. 인공 향미료나 색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스페인 산악 지방에서 만들어진 세라노 햄은 여타 햄보다 수분의 함량이 적으며, 자연 건조 과정에서 독특한 향기와 풍미를 내게 된다. 짙은 핑크빛을 띠며, 짭짤한 짜릿함과 달짝지근한 향미를 모두 지니고 있다. 건조 기간이 길수록 풍미는 더욱 강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르타델라

모르타델라는 이탈리아에서 제조되는 일종의 햄으로, 곱게 다진 돼지고기에 깍둑 썬 돼지기름, 후추 등의 향신료, 피스타치오를 섞어서 만든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도 즐겨 먹는다. 90℃를 넘지 않는 온도로 가열해 향신료의 맛이 고기에 잘 밸 수 있도록 한다. 아담한 사이즈부터 무게가 200㎏에 달하는 거대한 제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비교적 상하기 쉬운 햄에 속하므로, 개봉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살치촌

살치촌은 스페인의 염장 건조 햄이다. 돼지고기를 다져서 후추, 오레가노 등의 향신료로 양념한 후 소금에 절인다. 그리고 케이싱해 숙성하며, 사이즈가 클수록 더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다. 하몬과 비슷한 방식으로 제조하는데, 하몬은 돼지 뒷다리로 만드는 반면 살치촌은 다진 돼지고기를 돼지 창자에 끼워서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매콤하게 즐긴다는 점은 초리소와도 비슷한다. 살치촌의 매운맛은 후추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부르스트

부르스트는 독일에서 주로 먹는 일종의 소시지로, 돼지고기를 간 것에 소금, 후추, 마조람, 넛맥 등 다양한 향신료를 섞어서 케이싱에 채워 만든다. 종류에 따라 돼지고기 외에도 소고기, 양고기 등을 사용한다. 독일에서는 중세시대부터 부르스트를 만들어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서 부르스트의 종류는 천 가지가 넘는다. 그냥 먹으면 느끼하기에 주로 사워크림, 빵, 샐러드 등에 곁들여 먹는다.


베스트팔렌 햄

베스트팔렌 햄은 독일 북부 베스트팔렌 숲에서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로 만드는 햄이다. 여타 햄 종류에 비해 유명하지는 않지만,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햄이다. 도토리를 주로 섭취하는 돼지로 만들기에 기름기가 유난히 적은 것이 특징이다. 소금에 허브와 스파이스를 섞어 손으로 절여 물기를 제거하고, 씻어서 숙성실에서 최장 1년간 건조해 만든다. 꽉 찬 질감과 특유의 훈연향이 특징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