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라게브리오 업고 국내 매출 '급성장'

(사진=MSD 홈페이지)

작년 한 해 글로벌 제약사 MSD(미국 머크)의 국내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 공급과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가다실9’,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MSD의 한국법인인 한국엠에스디가 14일 발표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한국엠에스디의 매출액은 8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다.

한국엠에스디 매출액 중 상품매출액의 비율은 98%에 육박한다. 한국엠에스디의 매출은 MSD가 공급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면서 발생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법인 매출이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실적 바로미터가 되는 이유다.

MSD의 국내 매출 성장은 라게브리오의 신규 공급이 큰 몫을 차지했다. 라게브리오가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한 시점은 작년 4월 이후다.

작년 한 해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 구입에 사용한 금액은 총 3933억원이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공급을 중단한 이후로 이 금액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공급한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가 거의 대부분을 나눠 가져갔다.

이외에도 가다실9와 키트루다의 매출이 늘었다. 가다실9의 경우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이 약 60% 이상 늘었다. 키트루다의 매출 또한 15% 넘게 늘었다. 가다실은 1000억원, 키트루다는 2000억원을 넘는 제품이다.

MSD의 국내 매출 규모는 올해까진 그 외형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 코로나19 치료제 구입비 예산을 전년과 거의 동일하게 책정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추가적으로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구입 예산이 그대로 집행된다면 작년과 마찬가지로 화이자와 MSD가 예산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다만 올해 이후 MSD가 매출 규모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는 실무진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예산의 대폭 삭감을 염두에 두고 있다.

MSD 입장에서는 라게브리오에서 생기는 매출 공백을 어떻게 메꿀 것인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는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Vaxneuvance)’가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 심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