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투표자 6600명 늘고 투표 끝난뒤 수정…선관위 ‘숫자 맞추기’ 의혹

고도예 기자 2026. 7. 2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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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본투표가 끝난 6월 3일 오후 7시 14분.

경기 군포시에선 선거일 오전 6시 40분부터 지역 선관위 직원이 "광정동 2투표소 투표자 숫자를 고쳐달라"고 요청했는데, 12시간 뒤인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중앙선관위가 수정을 허가했다.

전남 해남군에서는 선관위가 선거 기간 단기 고용한 보조 사무원인 공정선거지원단 관계자가 "오전 10시 투표자 수가 84명이어야 하는데 시스템에 284명으로 입력됐다"며 수정 요청을 한 뒤 선관위가 통계를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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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6·3지선 투표율 72건 수정
오류 12시간 뒤에야 고치고
개표 사무원이 오류 발견하기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뉴시스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끝난 6월 3일 오후 7시 14분. 경기 김포시 선거관리위원회 한 직원이 경기도 선관위에 정식으로 통계 수정을 요청했다. 오후 6시 기준 김포 하성면 제3투표소의 투표자 수가 실제보다 1명 많게 선관위 전산 시스템에 입력됐기 때문에 숫자를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기선관위 직원은 곧바로 통계를 수정했다.

김포시 선관위는 이번 선거 당일 선관위 실무자들이 한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수백 명이 아닌 수천 명으로 잘못 입력한 뒤 실수를 감추기 위해 다른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허위 입력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 선상에 오른 곳이다. 선관위 직원들의 이같은 혐의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관위 직원들이 본투표가 진행되던 중에는 투표율을 허위 입력하는 ‘숫자 맞추기’로 은폐를 시도했다가 투표가 끝난 뒤에도 오차가 좁혀지지 않자 정식으로 수정 요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 투표자 6600명 적게 입력…12시간 뒤에야 수정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국 구시군 선관위 56곳으로부터 총 72건의 ‘시간대별 투표율’ 수정 요청을 받았다. 선관위는 선거일 당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각 지역별 실시간 투표율을 공개한다. 그런데 각 지역 선관위 등이 실시간 투표율 통계에 잘못된 점이 있다며 최소 72차례 수정을 요청한 것이다.

특히 수정 요청은 투표 종료 시점인 오후 6시 무렵 집중됐다. 전체 수정 요청 건 가운데 54.2%인 39건이 “오후 6시 마지막 투표율을 고쳐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진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 2026.7.24 뉴스1
선관위 직원들이 잘못 집계한 수치를 자진신고한 뒤 중앙선관위 승인을 받아 수정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닌 정상적인 절차다. 지역별 투표율 집계에서 오류에 대해 선관위는 각 지역 선관위가 자동 전산 방식이 아닌 수작업으로 투표자 수를 입력해 통계를 내고 있는 현행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표자수 집계는 전국 1만4288곳 투표소의 투표관리관이 각 읍면동 선관위 직원에게 1시간 간격으로 투표소별 투표자 수를 유선전화를 통해 구두로 보고한다. 이후 읍면동 선관위 직원이 선관위 전산시스템에 수치를 입력하고, 구시군 선관위와 시도선관위 및 중앙선관위까지 차례로 거쳐 승인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선관위에서 입력한 실시간 지역별 투표율이 실제 숫자와 6600여 명까지 차이가 난 곳도 확인됐다. 인천 검단구의 오후 4시 총 투표자수는 선관위 내부 시스템에 5만4665명으로 최초 입력됐다가 10여 분 뒤 6610명 많은 6만1276명으로 고쳐졌다. “투표소별 투표자수를 다시 전부 더했는데 오류가 있었다”는 선관위 직원의 수정 요청에 따른 것. 경기 군포시에선 선거일 오전 6시 40분부터 지역 선관위 직원이 “광정동 2투표소 투표자 숫자를 고쳐달라”고 요청했는데, 12시간 뒤인 오후 7시가 넘어서야 중앙선관위가 수정을 허가했다.

● 합수본, 투표자수 집계 과정 조사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뒤 압수상자를 차량에 싣고 있다. 이날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의 투표율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해 중앙선관위와 경기도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2026.7.23 ⓒ 뉴스1
선관위 직원이 아닌 개표 사무원이나 시민들이 통계 오류를 잡아낸 사례도 있었다. 전남 해남군에서는 선관위가 선거 기간 단기 고용한 보조 사무원인 공정선거지원단 관계자가 “오전 10시 투표자 수가 84명이어야 하는데 시스템에 284명으로 입력됐다”며 수정 요청을 한 뒤 선관위가 통계를 수정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투표소도 투표가 종료된 뒤인 오후 7시 17분 개표사무원이 “투표자 수가 1792명인데 1972명으로 돼있다”고 알려 선관위가 수치를 변경했다.

정식 절차를 밟지 않은 허위 입력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합수본은 투표자수 수정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날 중앙선관위 압수수색을 이어간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추가 범행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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