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리면 100만원?…보험사 '과당경쟁' 막는다

최나리 기자 2024. 10. 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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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보험개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이 독감치료비나 상급병실료, 간호·간병비와 같이 상품의 보장을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벌이는 과당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보장금액 한도 설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합니다.

또 보험사 내부의 상품 개발·판매와 외부검증 절차를 강화해 대표이사 등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26일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보험산업 건전경쟁 확립방안과 보험사 내부통제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까지 보험상품 개발시 보장금액 한도 산정 가이드라인을 행정지도 형태로 마련해 보험사들이 보험상품 신고시 이를 제대로 적용했는지 심사한다는 계획입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보험상품의 보장금액에 대해 실제 발생할 수 있는 평균비용 등을 고려해 적정수준으로 한도를 설정하되 동일 담보의 보장한도를 고려해야 하며, 소비자의 다른 회사 기존 계약 등도 확인해 고려해야 합니다.

보험사들은 또 보험상품 개발·판매 절차 전반을 상품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심의·의결 내용을 대표이사에 보고하는 한편, 외부검증시 해지율 등에 대해 구체적 절차를 거쳐 검증받는 게 의무화됩니다.

금융당국은 상품 판매가 부적정하다고 판단될 경우 판매중지 등의 조처에 나서며, 대표이사 등에 책임을 묻고, 검사·제재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3분기 간호·간병보험의 하루 보장한도를 경쟁적으로 인상하면서 본인 부담 비용 수준보다 높은 최대 26만원까지 확대하고, 지난해 10월에는 통상 8만원 내외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독감치료비 보장한도를 20만원에서 50만∼100만원까지 확대하면서 과당경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통상 발생하는 상급종합병원의 1인실 병실료 가입 한도를 실제 병실료보다 훨씬 높은 최대 70만원으로 인상하는가 하면, 변호사 선임비용 보장한도를 1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증액하는 등의 행태를 보인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신상품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보험상품 배타적 사용권 보호기간을 현행 3∼12개월에서 6∼18개월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보험설계사 등 판매채널에 선지급 방식의 과도한 수수료와 시책 지급으로 인한 차익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차익거래 금지 기간을 현행 1년에서 보험계약 전 기간으로 확대하고, 지급 수수료 외에도 직접적 지원경비를 모두 포함해 차익거래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지침을 제정해 고위험 업무 담당 직원은 5년 이상 연속근무를 금지하고, 금융사고 위험이 높은 거래에 대해 복수의 인력·부서가 참여하게 하는 한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거액 송금 거래 등에 대한 자금 집행 절차를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보험사들의 단기성과주의 중심의 경영·영업관행 개선을 위해 국제기준에 맞는 경영진 성과·보상체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보험회사 경영진의 과도한 위험인수를 예방하기 위해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제고해 상호견제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건전 경쟁 확립과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보험사의 금융사고와 불건전 경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한편, 보험사가 장기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상품으로 경쟁하며, 소비자가 보장이 필요한 부분만큼 적정한 보험료를 지급하는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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