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식 '고집' 야구에 열불 나는 한화 팬들" 투수도 문제지만 감독도 문제 아닌가

한화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14일 삼성전에서 역대 최다 사사구 18개를 내주며 5-0 리드를 날린 것도 모자라, 15일에는 18피안타로 무너지며 5연패에 빠졌다. 팬들은 투수만 탓하지 않는다. 비판의 화살은 김경문 감독을 향하고 있다.

"믿음이 아니라 방치"

14일 경기에서 가장 큰 논란은 마무리 김서현의 기용이었다. 8회초 2사 1·2루에서 등판한 김서현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무려 7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46구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19개뿐. 밀어내기 볼넷만 3개였다. 그런데도 김경문 감독은 교체하지 않았다. 8회를 겨우 넘긴 김서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역전을 허용한 뒤에야 강판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감싸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좋게 말해서 믿음이고, 뚝심이지", "믿음 아닌 방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서현의 올 시즌 성적은 7경기 6이닝 ERA 9.00. 6이닝 동안 사사구만 14개를 내줬다.

"자꾸 지는 팀들이 하는 행동"

15일 경기를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야구하면서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엔트리 변경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자꾸 지는 팀들이 투수 바꾸고 야수 바꾸고 하는데, 지금 연패하고 있지만 아직 마이너스 2경기다. 타이밍이 와서 승리하게 되면 또 5할 만들고, 빨리 연패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주전은 규정타석을 채워야 한다", "반반으로 쓰면 팀에 무게감이 없다"는 철학으로 라인업 변화를 최소화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노시환이다.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노시환을 4번 타자에 계속 기용했다가, 결국 2군으로 내려보냈다. 공포의 4번 타자가 아닌 공격의 맥을 끊는 4번 타자로 전락한 뒤에야 결단을 내린 것이다.

떠난 투수들의 맹활약, 속 쓰린 팬심

불펜이 붕괴된 사이 한화를 떠난 투수들은 이적 팀에서 맹활약 중이다. 배동현(키움)은 3승 ERA 1.65, 김범수(KIA)는 1세이브 3홀드 ERA 4.15, 한승혁(KT)은 3홀드 ERA 2.25, 이태양(KIA)은 1홀드 ERA 1.13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손아섭이 첫 경기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심에 기름을 부었다. 손아섭은 김 감독 체제에서 13경기 중 대타로 1타석만 들어섰다.

결국 마무리 교체, 쿠싱 깜짝 투입

결국 김 감독도 변화를 예고했다. 15일 마무리 상황에서는 대체 외국인 잭 쿠싱을 대기시켰다. 원래 선발로 등판 예정이었던 쿠싱을 불펜으로 돌린 것이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를 보고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뒤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6구를 던진 김서현은 최소 2~3경기 휴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15일 경기에서도 한화는 선발 에르난데스가 ⅓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지며 13-5로 대패했다. 5연패, 홈 8연패.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명승부를 벌이며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팬들은 묻는다. 투수가 문제인가, 감독이 문제인가.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믿음의 야구'가 '방치의 야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팬들의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