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하지 않은 충격은 그 무엇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사람이라면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피로는 물론이고 타박상, 심하면 골절로도 이어질 수 있고, 기계라면 충격으로 인해 구성 부품이 파손되거나 탈락하게 되어 기능 고장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충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 특히 과거 소나 말 같은 가축을 타고 이동할 때야 선택지가 없었지만, 인류가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발명한 이후로는 장시간 타도 불편하지 않도록 충격 흡수를 위한 기술 연구가 이루어졌다.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장비가 있으니 바로 완충장치, ‘서스펜션’이라 불리는 물건이다. 이 서스펜션은 단순히 탑승객에게 충격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건 잘 알고 있겠지만, 또 하나의 역할은 타이어가 노면에 밀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있다. 타이어가 노면의 요철이나 장애물 등으로 노면에서 튀어오르면 그만큼 타이어가 차체를 밀어내지 못해 동력 손실이 발생하는데,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하면 타이어가 더 오래 노면에 밀착하기 때문에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며 차체를 밀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서스펜션은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등 탈것이 발명된 이후 빠르게 발전한 부품 중 하나다. 이 중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 중 대표적으로 KYB가 있다. 1919년부터 시작된 KYB의 역사는 지금까지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을 만큼 쌓아온 업력이 상당하다. 충격을 흡수하는 유압 시스템 기반의 서스펜션은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는데, 대표적으로 많은 손님과 화물을 싣고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랜딩 기어는 물론이고 항공기의 조타, 각종 제어 등 유압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농업이나 제조, 건설 등 각종 산업에 필요한 유압 장비, 심지어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감소시켜 건물의 붕괴를 막는 완충장치까지 개발해 적용하고 있을 정도다.

KYB는 창립자인 카야바 시로가 1919년 설립, 항공기 랜딩기어에 적용될 유압 댐퍼를 발명하게 된 것을 계기로 1935년 현 KYB의 전신인 가야바 제작소를 설립하며 유압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하 항공기 이착륙에 필수적인 ‘올레오 스트럿’이라는 유압 버퍼는 자동차용 서스펜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쟁 이후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자 일본 내 여러 곳에 공장을 늘리는 동시에 1976년부터는 인도네시아, 미국, 태국, 스페인, 베트남, 중국 등 세계 여러 곳에 공장을 설립하며 사세를 넓혀나간다. 2015년에는 사명을 가야바에서 KYB로 변경하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된다.

KYB는 다양한 제품을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에 적용해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 2018년 출시된 시트로앵 C5 에어크로스에 적용됐던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이 있다. 하나의 서스펜션이 총 3부분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특성을 제공하는데, 작동 중심 주변에서는 피스톤과 베이스 밸브에 적용된 기존 방식의 밸브가 감쇠력을 제공하고, 작동 끝단에서는 리바운드(신장) 및 컴프레스(압축)에 대한 감쇠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유압식 압축과 리바운드 스톱이 추가적인 에너지 흡수를 담당한다고. 이런 분할 방식의 서스펜션을 통해 메인 밸브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고, 거친 노면에서는 유압식 스톱이 충격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이러한 기능들이 조화되어 전례없는 수준의 편안함으로 제품 출시 당시 ‘플라잉 카펫(날으는 양탄자)’와 같다는 극찬을 받았다.

첨단 기술 역시 빠질 수 없다. 지난 2020년에는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을 새로 개발해 DS의 DS7, DS9, 푸조 508, 렉서스 LS, LC, 토요타 크라운, 아발론 등에 적용했다. 이는 앞유리에 장착한 카메라를 통해 지형을 분석, 중앙처리장치(IDC)로 정보를 전송해 각종 센서에서 얻은 정보와 조합, 차량의 움직임을 측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세팅을 실시간으로 적용함으로써 높은 승차감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각 댐퍼에 장착된 솔레노이드 밸브를 통해 상하 챔버 사이 압력을 조절해 각 바퀴의 압축과 신장을 개별적으로 제어한다. 실제 제품에 적용한 결과 뒷좌석에서의 승차감 향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차량의 안전성, 노면 접지력 등 많은 분야에서 나아진 성능을 수치적으로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개발에는 많은 노력이 뒤따랐는데,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1980년대 중반부터 CAE 방식을 적극 도입해 서스펜션을 비롯한 각종 펌프나 밸브 등에 적용되는 기술의 계산을 컴퓨터로 실시해 예측 정밀도를 높이고 각 부품간 이음매나 밸브 등의 내구성에 대해 계산값만을 바탕으로 설계로 이어갈 수 있을 만큼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높아진 설계 수준을 실제 제품에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실험센터를 개설, 다양한 평가주로를 만들어 제품의 적용 전후 차량의 움직임을 측정, 차량의 움직임을 개발진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되어 개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

흔히 ‘리어카’라 부르는 손수레나 옛날 쌀 등을 배달하던 크고 무거운 자전거를 타본 적이 있을까? 타봤다면 진동이 고스란히 몸으로 전해져 타는 내낸 불편했던 승차감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나온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을 타면서는 그런 승차감을 느낄 일이 없는데, 이것이 바로 서스펜션이 노면과 사람 사이에 위치해 대부분의 충격을 흡수해주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한 KYB의 경우 많은 제조사에 신제품용으로 납품되기도 하지만, 애프터마켓을 위한 제품 또한 공급하고 있다. 모터사이클의 경우 공식수입원인 한국모터트레이딩을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먼저 인기 스쿠터인 혼다 PCX, 포르자 350, ADV350. 야마하 엔맥스. 엑스맥스 등을 중심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평소 승차감이 불편해 고민이었다면 가까운 판매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면 더 편하게, 즐겁게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