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우선이니 내려라” 고성에 경찰 출동까지…인천 아파트 ‘갑질’ 실태

박귀빈 기자 2026. 8. 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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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는 엘리베이터도 쓰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인천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A씨는 최근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종현 택배노조 인천지부 지회장은 "아파트 주민들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일부 현장에서는 택배기사라는 이유만으로 이용을 제한하거나 눈치를 주는 일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를 주민 편의를 위해 일하는 동등한 노동자로 바라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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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엘리베이터 이용 공지부터 출퇴근 시간 탑승 눈치...폭언도 다반사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특고 종사자… 노조 “동등한 노동자로 보는 인식 시급”
배달기사의 작업 모습으로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경기일보DB


“택배기사는 엘리베이터도 쓰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인천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는 A씨는 최근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여러 가구에 물품을 배송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수차례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한 입주민으로부터 ‘엘리베이터 이용은 주민이 우선’이라는 항의를 받아서다.

입주민과 A씨 사이에서 언쟁이 벌어졌고, 결국 고성과 신체 접촉으로까지 번져 경찰까지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현장에는 해당 입주민 초등학생 자녀와 또래 친구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택배기사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택배기사의 잦은 엘리베이터 이용으로 불편을 겪어 택배기사들에게 특정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라는 공지가 붙었다.

B씨는 “주민들이 엘리베이터를 많이 이용하는 출퇴근 시간에는 택배기사들이 알아서 눈치를 보며 엘리베이터 이용을 피하기도 한다”며 “폭염에 고생한다며 얼음물을 건네는 등 배려해주는 주민들도 있긴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비어 있는데도 택배기사라는 이유로 못 타게 할 때는 서러움이 밀려온다”고 하소연했다.

택배기사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한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인천지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곳곳에서 엘리베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등 배송 노동자를 향한 이른바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택배노조 인천지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택배 노동자는 약 8천명에 이른다.

택배기사는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 일반 임금근로자와 달리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 근로기준법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여기에 하루에도 수십 차례 아파트 등을 오가며 배송하는 과정에서 입주민의 눈치를 보거나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겪는 경우도 많다.

지역 안팎에선 열악한 노동 여건에 부당한 대우까지 겪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현 택배노조 인천지부 지회장은 “아파트 주민들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일부 현장에서는 택배기사라는 이유만으로 이용을 제한하거나 눈치를 주는 일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를 주민 편의를 위해 일하는 동등한 노동자로 바라보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폭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권익센터에서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이밖에 택배기사 등 이동노동자를 위해 쉼터를 조성하고 혹서기 냉방용품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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