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늦게 한국에 왔다" 4K로 다시 날아오른 그 마녀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일본에서 198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 한국 극장에 걸린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18년이 늦은 셈입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이후 두 번이나 더 극장에 걸렸고, 2026년 봄에는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관객을 만났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녀 배달부 키키입니다.

18년 늦은 국내 개봉

이 작품은 1989년 일본에서 처음 개봉했지만 국내에는 2007년에야 정식으로 소개됐습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단계적으로 이뤄졌던 탓에 비디오로 먼저 이 영화를 접한 관객도 많았습니다. 늦게 도착했음에도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꾸준했고, 2019년 6월에는 탄생 30주년을 맞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12년 만에 다시 극장에 걸렸습니다. 같은 시기 이웃집 토토로도 함께 재개봉하며 지브리 열풍이 이어졌습니다.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2026년 4K로 다시

2026년 4월 15일, 이 작품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다시 극장에 걸렸습니다. 한층 선명해진 색감과 히사이시 조의 음악, 생생해진 비행 장면이 재개봉의 핵심으로 소개됐습니다. 같은 봄 극장가에는 로마의 휴일, 트루먼 쇼 같은 고전이 잇따라 재개봉했는데, 애니메이션으로는 이 작품이 그 흐름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7월에는 지브리 기획전을 통해 한 번 더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열세 살 마녀의 홀로서기

주인공 키키는 열세 살이 되던 해, 마녀의 전통에 따라 집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1년을 보내야 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항구 마을에 도착한 키키는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지만, 하늘을 나는 능력을 살려 배달 일을 시작합니다. 거창한 악당이나 전투 없이, 한 소녀가 스스로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원작이 가진 무게

원작은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을 받은 작가의 동화입니다. 감독은 이 이야기를 사춘기 소녀의 심리를 담는 작품으로 옮겼고, 특히 주인공이 갑자기 하늘을 날지 못하게 되는 후반부는 성장의 불안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자주 해석됩니다. 어릴 때 볼 때와 어른이 되어 볼 때 전혀 다르게 읽힌다는 평이 많은 이유입니다.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검은 고양이 지지

주인공 곁을 지키는 검은 고양이 지지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수다스럽던 고양이가 어느 순간부터 말을 하지 않게 되는 변화는, 주인공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작은 설정 하나로 큰 변화를 보여 주는 방식이 이 감독 특유의 연출로 꼽힙니다.

사진=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

지금은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첫발을 내딛는 사람에게 특히 자주 추천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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