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출입 허용이 오히려 독 됐다”…‘노펫존’ 선언하는 카페·식당들

방영덕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byd@mk.co.kr) 2026. 3. 7. 14:3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정책 미비, 부작용 초래
펫동반식당 수요 느는데
관리책임 오로지 업주에
배우 이상아 씨가 운영하는 애견카페에서는 최근 반려견 문제로 손님 간 갈등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배우 이상아 인스타그램 캡처]
“식당이 동물병원인가요?”

“손님들 사이 갈등까지 업주가 어떻게 책임져요.”

“파파라치한테 괜히 트집 잡힐 일은 아예 하지 말아야죠”

정부가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보다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실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영업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정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 사이에서는 이참에 ‘노펫존(반려동물 출입 금지)’을 선언하는 사례마저 나오고 있다.

7일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강아지와 고양이에 한해 반려 동물을 데리고 카페나 음식점 등을 공식적으로 출입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에는 장애인 보조견을 제외하면 반려동물을 식당 안에 데리고 들어가 함께 음식물을 먹는 건 사실상 불법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600만 가구, 관련 인구는 약 15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사료·용품·의료·보험·여행 등으로 확장된 펫 산업 규모는 약 8조원 수준이며 향후 1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하거나 여행·외식을 즐기는 문화도 확산하면서 ‘펫 동반 식당’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허용하고자 하는 식당·카페·제과점 업주는 관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으로 지정을 받아야 한다. 또 매장 입구에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안내문을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스타벅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 관리 책임이 업주에게 사실상 집중돼 논란이다. 일례로 업주는 손님이 데려온 반려동물의 접종 증명서나 예방접종 수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고, 반려동물이 다른 손님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테이블 간 간격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음식점 내부에서 반려동물 이동이 금지되는 만큼 이를 위한 전용 의자·케이지(cage), 목줄 고정장치 또는 별도 전용공간 중 하나 이상을 갖추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필수 조건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 등 떠안아야 할 규정이 많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매장 내에서 반려동물 동반 구역과 비동반 구역을 구분하거나 시간대를 나눠 운영해야 하고 조리 공간과 음료 제조 공간 접근을 차단해야 하는데,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려면 매장 구조 변경과 인력 운영 부담이 생겨 영세 자영업자에겐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그 동안 반려견 손님을 자연스럽게 받아왔지만 규정대로 운영하려면 좌석 배치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조리 공간 동선 분리나 시설 기준은 대형 매장이나 여유 있는 곳은 가능하겠지만, 소규모 업장에는 비용·관리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반려동물 손님과 일반 손님 사이에서 분쟁이 생기면 결국 업주가 책임을 떠안게 되는 구조”라며 “반려동물들 접종 여부까지 (업주가) 확인해야 하는데, 손님에게 그런 걸 요구했다가 오히려 갈등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배우 이상아. [스타투데이 DB]
실제로 배우 이상아 씨가 운영하는 애견카페에서는 최근 반려견 문제로 손님 간 갈등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상아씨는 이와 관련 “SNS에 법개정 내용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 아쉽게도 오히려 반려견들 입장 불가로 변경하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며 “반려견 인구가 점점 늘어가는 이시대에 더더 반려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좁혀지게 만드는 법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주인이 안 본 사이 반려동물들의 배변이나 소음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또 개물림 사고 등에 대한 책임 여부도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우려되는 부분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만약 반려동물이 식품취급시설에 들어갔거나 매장 내 이동금지 규정 등을 어기다 적발되면 1차 영업정지 5일, 2차 영업정지 10일, 3차 영업정지 20일이 내려진다. 그 밖에 규정을 위반하면 1차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2차 때는 영업정지 5일, 3차 영업정지 10일이다.

한 자영업자는 “처음엔 매장 홍보를 위해 애견동반을 내세우려는 업주들이 꽤 있었는데, 자칫 잘못하면 바로 영업정지를 받아 매출에 타격이 생기다보니 꺼리는 분이 더 많아졌다”며 “파파라치에게 괜한 트집을 잡힐 수 있어 걱정하는 목소리 크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