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내놨다.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 확대, 3만원대의 5G 요금제 신설, 5G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 가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정책은 통신사는 물론 제조사까지 양쪽의 입장을 수렴한 뒤 결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기정통부는 8일 관계부처 합동 비상경제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7월 발표한 ‘통신경쟁 촉진 방안’의 후속 조치다.

과기정통부는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됐지만 여전히 최저 구간 수준이 높고 30GB 이하 소량 데이터 이용자의 선택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2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출시되는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의 종류는 감소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5G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협의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5G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에 가입이 가능해지며 LTE 스마트폰 이용자도 대량의 데이터를 이용할 때 상대적으로 유리한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된다.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며 SKT는 관련 이용약관 개정과 전산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순차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와 협의해 2024년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할 계획이다. 통신사별 2~3종에 불과했던 30GB 이하 소량 구간의 5G 데이터 제공량도 세분화할 방침이다. 또 3만~4만원대 저가요금제 구간에서도 데이터 제공량을 일반 요금제 대비 최대 2배 확대하고 부가혜택이 강화된 청년 5G 요금제도 출시한다.

정부는 삼성전자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다양화 방안을 협의했으며 연내 2종, 2024년 상반기 3~4종의 8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20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치중됐던 유통 구조를 다각화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함이다.

이날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증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생각보다 꽤 많다”라며 “지난해 구입 비율을 보면 80만원대 이하가 38.8%다. 국민들이 200만원짜리 이상만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중저가 스마트폰도 공급해드리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선택약정 할인제도도 2년 중심의 운영에서 1년 단위로 자동 갱신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선택약정 할인제도는 스마트폰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에게 25%의 통신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25%의 요금 할인 혜택은 유지하고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은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가령 2년 약정의 위약금이 13만8000원이었다면 1년 단위 갱신으로 인해 위약금이 6만9000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밖에도 신규 통신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에 대한 필수설비 개방을 확대하고 신규 사업자가 망 구축 과정에서 타사 네트워크를 공동이용(로밍)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중이다. 또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를 상설화하고 데이터 대량 선구매에 대한 할인폭 확대 및 이통3사의 자회사 점유율 제한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