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543> 당나라 시인 송지문이 두 번째 유배 가면서 읊은 매화시
- 應見隴頭梅·응견롱두매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가(陽月南飛雁·양월남비안)/ 전하기를 이곳에 이르면 되돌아간다네.(傳聞至此回·전문지차회)/ 내 갈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我行殊未已·아행수미이)/ 어느 날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何日復歸來·하일복귀래)/ 강물이 고요하니 조수가 막 밀려가서이고(江靜潮初落·강정조초락)/ 숲이 어두우니 장기(瘴氣)가 걷히지 않아서라네.(林昏瘴不開·임혼장불개)/ 내일 아침 고향 쪽을 바라보면(明朝望鄕處·명조망향처)/ 응당 산꼭대기 매화가 보이리라.(應見隴頭梅·응견롱두매)
위 시는 중국 당나라 시인 송지문(宋之問·656(또는 665)~712)의 ‘대유령 북역에서’(大庾嶺北驛·대유령북역)로,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에 실려 있다.
그는 당나라 초기의 대표적인 궁중 시인이었으나 정치적 격변에서 유배를 갔으며 유배지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지문이 두 번째 유배되어 가면서 위 시를 읊었다. 유배 가는 무거운 마음과 고향을 그리는 심경이 시에 깔려 있다.
대유령은 중국 강서성 대유현(大庾縣)의 남쪽에 있다. 첫 행의 ‘陽月(양월)’은 음력 10월이다. 둘째 행의 ‘傳聞至此回(전문지차회)’는 기러기가 9, 10월에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대유령에서 쉬었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는 말이다.
‘농두매(隴頭梅)’는 고갯마루의 매화를 말한다. 대유령은 아열대 지역이기 때문에 10월에 매화를 볼 수 있다.
‘형주기(荊州記)’에 육개(陸凱)와 범엽(范曄)이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육개가 강남에서 장안(長安)에 있는 범엽에게 매화 한 가지를 보내면서 준 시에 “꽃가지 꺾어 역리(驛使)를 만나 고갯마루의 사람에게 부치네. 강남에는 가진 것이 없어 애오라지 한 가지의 봄을 보낸다네”라고 하였다(陸凱與范曄相善 自江南寄梅花一枝 詣長安與曄 幷贈詩曰 折梅逢驛使 寄與隴頭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 위 시에서 ‘농두매(隴頭梅)’는 이 고사를 인용한 것으로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을 의미한다.
입춘인 지난 4일 필자는 섬진강 건너 전남 광양 다압 소학정(逍鶴亭)마을에서 매화나무에 꽃 핀 매화를 감상했다. 설중매(雪中梅)는 아니나 올해 첫 매화를 보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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