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4년 9개월 만에 사형 집행
대만에서 4년 9개월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17일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정밍쳰(鄭銘謙) 대만 법무부장은 전날 30대 사형수 황린카이(黃麟凱)에 대한 사형 집행 명령서에 서명했고, 같은날 오후 10시2분쯤 타이베이 구치소 내에서 총살형이 진행됐다.

이날 타이베이 구치소 인근에서는 이번 집행과 관련한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사형제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살인은 목숨으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글이 적힌 팻말을 들고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것은 살인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만사형폐지추진연맹 등은 이번 집행에 대해 “라이칭더 행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살인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인권단체와 국제사회도 비판에 가세했다. 국제앰네스티 대만 지부는 이번 사형 집행에 대해 “충격적이고 잔인한 사건”이라며 대만 인권이 크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대만 정부를 향해 “완전한 사형제 폐지를 위해 일관된 정책을 추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라이 총통은 이날 “사형 집행은 합헌”이라며 법에 따른 행정사무집행을 지지해달라고 밝혔다.
이번 사형집행으로 대만 내 사형수는 36명으로 줄었다. 대만에서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시절(2000∼2008년) 32명, 마잉주(馬英九) 총통 시절(2008∼2016년) 33명에 대해 각각 사형이 집행됐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재임기(2016∼2024년)에는 2018년 8월과 2020년 4월 각각 한 차례씩 사형이 집행됐다.
앞서 대만 사법원 헌법법정은 지난해 9월20일 “사형은 합헌”이라며 “다만 그 적용 대상의 범죄 유형과 적용 요건은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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