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비하인드 & TMI 1부
1.이미 본전을 확보한 '호프'

브랜드 컨설턴트인 노희영 대표 (前 CJ 그룹 CBO)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큰손 노희영’은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영화들이 ‘명작’과 ‘졸작’으로 나뉘는 기이한 현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 하며, 영화 ‘호프’의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노희영 대표는 “5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해외 시장 선판매를 통해 선제금을 확보하고 출발하는 것은 우리가 여태까지 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접근”이라며 “단순히 국내 관객 수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 영화의 스케일과 완성도를 세계 무대에 입증한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순제작비만 약 500억 원이 투입된 영화 ‘호프’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당시 400억 원)를 넘어선 역대 한국 영화 최대 규모의 제작비를 기록한 작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스크 관리 방식이다. 국내 극장가 관객 수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구조에서 벗어나, 개봉 전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및 현지 필름마켓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며 한국 영화 사상 최고가인 약 200억 원 이상의 해외 선판매 대금을 조기 확보했다. 이는 총제작비의 절반 가까이를 국내 개봉 전에 미리 회수한 셈으로, 극장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을 대폭 낮춘 전략적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2.미국 여행 도중 발견한 실제 ‘호프’가 이 영화의 시작

이동진의 언택트톡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나홍진 감독이 이번 작품의 영감을 얻게 된 바탕에는 십여 년 전 미국 여행에서의 독특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그는 ‘호프(HOPE)’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을 찾아갔으나,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의 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어 마치 텅 빈 유령 도시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마을을 헤매다 다다른 마을회관에서 비로소 한 노인을 만날 수 있었고, 두 사람은 해가 질 무렵까지 서너 시간 동안 한 공간에 묵묵히 머물렀다. 어스름이 깔릴 때쯤에야 비로소 주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그날의 낯설고도 생경했던 분위기와 공기가 먼 훗날 이 영화를 탄생시킨 결정적인 아이디어의 씨앗이 되었다.
3."안타고니스트(적대자)가 없는 착한 영화"라는 지독한 반어법

피와 비명이 난무하고 인물들이 쉴 새 없이 욕설을 내뱉는 ‘호프’를 두고 나홍진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지나치게 착한 동화 같은 영화”라고 소개해 기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조차 거창한 악의를 품은 게 아니라 그저 각자의 사정과 관점이 다를 뿐이라는 뜻이다. 감독 특유의 지독한 유머와 철학이 반영된 역설적인 표현인 셈이다.
4.외계인 디자인에만 장장 3년이 걸린 이유

나홍진 영화 최초로 등장하는 CG 크리처(외계인)의 외형을 완성하는 데만 무려 3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관객이 스크린에서 마주했을 때 “어? 외계인이네” 하고 즉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도록 아주 이질적이면서도 낯선 느낌을 주는 데 공을 들였다. 밤중에 골목길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법한 기괴하고 기분 나쁜 비주얼을 구현하기 위해 수천 장의 시안을 거쳤다.
5.대낮에 전력 질주하는 외계인과 CG의 사투

일반적인 크리처물은 CG 퀄리티의 결점을 숨기기 위해 어두운 밤이나 비 내리는 환경을 선호한다. 하지만 ‘호프’의 정체불명 존재는 환한 대낮에 엄청난 속도로 전력 질주하며 액션을 펼친다. 나홍진 감독은 노멀 프레임 촬영 시 발생하는 피사체의 모션 블러(잔상) 현상과 대낮의 광원을 자연스럽게 합성하기 위해 개봉 직전까지 미국을 오가며 기술적 보완에 매달렸다.
6.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부부의 기막힌 외계인 캐스팅

할리우드 톱스타 부부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한국 영화에 동반 출연한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재미있는 건 이들이 연기한 캐릭터의 정체가 다름 아닌 인간의 탈을 쓰거나 대비를 이루는 ‘외계인 역할’이라는 점이다. 나홍진 감독이 보낸 시나리오 풀 스토리를 읽은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이 역할은 사실상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남편과 함께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7.정호연, 영화 속 스텔라 추격신을 위해 1종 면허 초고속 취득

극 중 범석(황정민)과 함께 경찰차를 타고 정체불명의 존재를 뒤쫓는 순경 ‘성애’ 역의 정호연은 생애 첫 차량 액션 연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녀는 오직 이 영화 촬영을 위해 바쁜 스케줄 속에서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실제 촬영장에서는 대역 없이 현대자동차의 클래식 명차 ‘스텔라’를 몰고 거친 드리프트와 제이턴(J-turn)을 직접 성공시켜 스태프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8.현대차가 직접 등판시킨 추억의 국산차 ‘스텔라’의 정체

영화 속 시골 순경들의 발이 되어주는 낡은 경찰차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현대자동차의 헤리티지 모델 ‘스텔라’이다. 현대자동차가 영화 제작을 전폭 후원하면서 단종된 지 약 29년이 지난 스텔라를 완벽한 상태로 복원해 촬영장에 공수했다. 긴박하게 달리는 아날로그 경찰차와 초자연적 존재의 추격전은 이 영화의 가장 독창적인 비주얼 대비를 만들어낸다.
2부에서 계속…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