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또 폭로 “김 여사, 인수위 와서 면접 좀 봐달라고…수시로 스피커 통화”

구민주 기자 2024. 10. 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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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6개월 매일 통화…여사가 ‘우리 오빠 어떠냐’ 물어”
“김재원, 아크로비스타 가보기나 했나? 난 셀 수 없이 가”
“청와대 입각 제안 거절…내가 대선 얘기하면 뒤집어져”
“감독 김종인, 연출 이준석, 난 각본…‘尹, 연기만 하라’ 했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월7일(현지 시각)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열린 오찬에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김 여사가 '청와대에 가자'며 입각을 제안했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와서 사람들 면접 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6월부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12월까지 6개월 동안 윤 대통령 부부로부터 매일 스피커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가 (윤 대통령 부부와) 연결이 된 건 (2021년) 6월18일"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그때부터 대선에서 승리한 6개월 동안) 매일 전화는 빠짐없이 했다. 아침에 전화가 왔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낮에도 여러 번씩 계속 통화를 했다"고 친분을 과시했다. 또 "(부부) 두 분이 같이 들으셔야 하니 스피커폰으로 아침마다 전화가 왔다"고 밝혔했다.

명씨는 자신을 '듣보잡'으로 칭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거론하며 "김재원씨는 코바나 콘텐츠, (대통령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나. 난 셀 수 없이 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껏해야 아크로비스타 밑에 고깃집이나 경양식집이나 피자집에서 밥 한 끼 먹은 것밖에 없을 텐데 제가 일하는 걸 어떻게 아나"라고 반문했다.

명씨는 대선 때 안철수 후보의 상임선대원장이었던 최진석 교수와 만나 윤석열 당시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주도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제가 최진석 교수 만나러 가지 않았느냐"며 사실상 자신이 '그림자 역할'을 해왔다고 인정했다.

명씨는 '대선 이후에도 계속 만났나'라는 질문에 "(그동안) 대선 얘기는 하나도 안 했다.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진다"라며 "대선 이후 대통령과 여사가 그땐 용산으로 갈지 모르고 '청와대 가자'고 했는데 저는 '안 갈래요'라고 답했다. (그러니) 인수위에 와서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그랬다"고 폭로했다. 이어 "(대선) 캠프 때 간혹 저한테 '써야 되냐 말아야 되냐' 물어봤는데, 제가 보고 분석해 준 사람 중 단 한 명도 사고 친 사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자신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인수위에 추천한 사실도 인정했다. 임 교육감은 2022년 대통령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아 활동했다. 명씨는 "그 사람(임 교육감) 이력서를 누가 본 줄 아냐. 저다"라며 "(임 교육감이 MB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했는데, 호불호가 있었겠나 없었겠나. 대통령과 여사는 그걸 모르지 않나. 이력서 보고 그거(추천)한 사람이 저"라고 말했다.

명씨는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결별 원인이었던 이른바 '연기' 발언이 본인이 처음 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당시 선거를 총괄하던 김 전 위원장은 2022년 1월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만 좀 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당시 윤 후보는 이 발언을 '쿠데타'로 규정하며 격노했고, 발언 이튿날 선대위 해산을 결정했다.

명 씨는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연기나 잘하라'(고 한 발언은) 원래 제가 한 말"이라면서 "연기나 잘하라는 뭔지 아시나. 여사가 '우리 오빠(윤석열) 지금 상태가 어떠냐'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승리를 위해선) 훌륭한 감독, 훌륭한 연출가, 시나리오, 그 다음에 투자자, 배급사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 감독은 김종인, 연출 이준석, 시나리오는 내가 짜고, 후보(윤석열)는 연기나 잘하시면 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불화의 원인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과 김 여사는 정말 이준석을 좋아했다"며 "(그러나) 윤핵관들은 한참 뜨고 있는 젊은 당대표 이준석과 한참 뜨고 있는 대선후보 윤석열 둘이 합치면 자기들은 당에서 평생 아웃사이더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어떤 이간질이 들어가고 어떤 오해가 생기고 대통령과 여사가 상당히 참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는 '국민의힘 당원 57만명 명부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저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에 제가 다 넘겨준 회사"라며 "홍준표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이 의뢰를 해서 연결만 시켜줬다"고 했다.

앞서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중이던 2021년 10월 명씨가 실제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당원 57만 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당원 명부를 홍준표 캠프 쪽에서 받아 간 것이냐'는 계속된 물음에 명씨는 "(그쪽에서 명부를) 받아들였는지, 안 받아들였는지 저는 모른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어 "지금 터져 나오니까 '그게 그때 그거구나'라고 아는 거지. 제가 솔직히 그때 다 기억이 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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