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 문화' 대중문화로 확장… 캐릭터 굿즈숍 어른이들 북적

스타필드 수원 입점 캡슐토이숍
평일에도 북새통 주로 20·30대
관련 시장 11조까지 성장 예측
지난해 11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된 '헬로키티 5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 수많은 키덜트들이 방문하고 있다. 김유진기자

지난 2일 스타필드 수원에 입점한 캡슐 토이 숍 매장은 평일임에도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캡슐 ‘토이’라고 해서 어린이들만 가득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주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은 20~30대층이었다.

매장에서 만난 염모(20대·여) 씨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캐릭터 굿즈(상품) 매장에 방문한다"며 특히 "성인이 되고 경제력이 생기다 보니 어릴 적에 못 샀던 캐릭터 굿즈를 사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2일 스타필드 수원에 입점한 한 캡슐 토이 숍에 캐릭터 피규어들이 진열돼 있다. 김유진기자

같은 날 1층에서 열린 ‘실바니안 패밀리’ 팝업스토어를 구경하던 김모(20대·여) 씨는 "한 달에 많으면 20만 원 이상을 캐릭터 굿즈 구입에 쓰곤 한다"며 "이런 대형 복합 쇼핑몰에 캡슐 토이 숍 등이 빠지지 않고 입점되는 것은 이미 키덜트 문화가 주류문화로 들어선 증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소수의 비주류 문화로 여겨지던 ‘키덜트 문화’가 이젠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대중문화로서 자리 잡고 있다.

‘키덜트(Kidult)’는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유년기의 경험과 감성을 되살려 장난감이나 만화 등을 수집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뜻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2014년 5천억 원대였던 국내 키덜트 시장은 2020년 1조 6천억 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향후 최대 1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키덜트 현상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4월 CU에서 출시된 ‘먼작귀 컬렉션 스마트톡&젤리’는 2030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로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20대 여성 키덜트들 사이에선 90년대 후반에 출시됐던 헬로키티 다이어리, 필통, 파우치 등이 다시금 인기를 얻으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산리오코리아는 고전 헬로키티 상품을 리뉴얼해 재출시했다.

키덜트 문화의 핵심은 ‘공감’과 ‘향수’다. 지난 2021년 와디즈에서 진행된 ‘캐릭캐릭체인지’ 굿즈 펀딩엔 9천234명이 참여해 5억7천3백만 원의 펀딩액을 달성했다. 이는 목표 금액보다 1천145% 이상 높게 달성된 수치다. ‘캐릭캐릭체인지’는 2008년에 방영했던 애니메이션이다.

키덜트들 사이에선 ‘고전문구 탐방’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들은 희귀한 고전 상품을 발굴해 내기 위해 전국 어디든 찾아 다닌다. 고양시의 대흥문구사와 부산시의 부평깡통시장은 이미 키덜트들 사이에선 고전문구 탐방지로 유명하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키덜트들이 어릴 적 향유하던 애니메이션 같은 콘텐츠를 최근엔 OTT로 다시 즐길 수 있어 해당 콘텐츠 팬덤이 다시금 강화되고 있다. 키덜트 문화는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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