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아파트에 테라스가!?” 보면 모두가 놀라는 50평 아파트

안녕하세요 :D 저희는 스무 살, 스물넷에 처음 만나 10년 연애 끝에 지금은 5살 개구쟁이 아들 도하까지 세 식구가 함께 하고 있어요. 저는 신혼 초부터 테라스가 있는 집이 로망이어서 항상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아파트의 많은 장점들을 포기할 수 없겠다 싶어 어느 정도 단념을 하고 있었고요. 그러던 중 테라스가 있는 탑층 아파트를 발견! 지금 집으로 바로 이사 오게 되었답니다. 그럼 저희 도하우스를 소개해 드릴께요 : )

도면


저희 집은 15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였고 관리도 잘 된 느낌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모든 방이 남향이라 햇빛이 잘 들어오는 점과 2층 구조가 마음에 들어서 바로 계약 후 올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육아휴직으로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사를 오기 전까지는 맞벌이로 회사를 다니면서 이사와 리모델링 준비하며 거의 한 달간은 남편과 새벽까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거 같아요 ㅠㅠ

저희 집은 아파트 탑층으로 복층 구조예요. 아래층은 방 3개 화장실 2개로 35평형이고, 복층은 서비스 공간으로 작은 거실과 다락방 그리고 테라스로 구성되어 있어요.

리모델링 컨셉은 가장 기본적인 화이트로 잡았어요. 처음 신혼집은 화이트&웨인스코팅 몰딩이었는데 역시 시간이 지나니 몰딩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최대한 유행 타거나 질리지 않게 도화지 같은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곳곳에 우드톤과 초록 식물들로 색을 채워나가고 싶었어요.

사실 리모델링 하기 전 집 상태를 보고 어떻게 변할지 감이 오질 않았어요. 입주 당시 2000년대 청담동 스타일로 올 리모델링이 되어 있었는데 저희가 원했던 스타일은 아니라서 전부 철거를 잔행했습니다.

현관 Before

먼저 다른 분들은 집의 첫인상이라며 가장 많이 신경 쓰시는 현관이에요. 사실 저는 예산 때문에 현관에는 크게 욕심을 내진 않았어요.

현관 After

사진의 오른쪽 대리석 부분도 다 철거하고 싶었지만, 대리석은 철거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철거는 포기했어요. 대신 아이가 신발을 갈아 신을 때 편하게 앉아서 신을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어 주었어요. 벤치 컬러도 중문과 같도록 해서 분위기를 통일시켜줬어요.

중문은 기존엔 항상 슬라이드형만 써봤었는데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양문형 중문을 보고 색다른 느낌이 들어서 비용 절감 겸 기존 중문을 리폼했어요. 우드톤과 잘 어울리는 모루 유리와 손잡이까지 하나하나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며 골라봤는데 제가 원했던 감성적인 중문 느낌이 나서 만족스러워요.

거실 Before

거실 After

전체적으로 도화지같이 하얀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리얼 페인팅 벽지를 선택했는데요, 왜 아이가 있는 집엔 추천하지 않는지 조금 알 것 같아요. 생각보다 더 예민한 벽지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페인팅한 것 같은 느낌을 잘 살려주어서 만족스러워요

사실 저는 요즘 예쁜 집의 필수템! 실링팬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요. 하지만 우리 집은 복층이라 천장높이가 다른 집에 비해 10cm 정도는 낮았어요.

그래도 조금 답답해 보이는 거 정도는 감수하고 달려고 했으나... 잘못하다간 남편의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말에... 마지막에 포기했었네요...

또 모듈 소파를 이용해 지겨울 때쯤 한 번씩 소파 구성을 변경해 주고 있는데요. 저는 이 대면형 구조가 제일 마음에 드는 거 같아요.

잘못하면 약간 사무실 느낌이 나는 거 같지만.. 가족들과 마주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 정형적인 거실 구조를 탈피할 수 있어서 좋아요. 사실 저는 주로 아이를 혼낼 때 마주 보고 얘기할 수 있어 가장 좋더라고요.

워낙 깔끔한 걸 좋아하는 저희 부부 취향에 맞게 거실에는 특별한 인테리어 소품을 두진 않았어요.

대신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티 테이블을 거실 한편에 놓고 화분이나 꽃을 바꿔주며 거실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주방 Before

주방 After

주방은 기존 ㄴ자에서 ㄷ자 주방으로 변경하고 후드가 있는 쪽은 상부장을 하지 않아 훨씬 넓어 보일 수 있도록 했어요. 또 세로 모양 타일로 층고가 낮은 편이지만 좀 더 높아 보일 수 있도록 보완했고요.

상부장에서 아래쪽은 우드톤의 오픈 장을 짜서 화이트 주방의 단조로움도 없애고 제가 좋아하는 그릇들을 꺼내 놓을 수 있도록 했어요.

예쁘기도 예쁘지만 사용하는 그릇들을 바로바로 꺼내 쓸 수 있어서 정말 편하기도 하고요!

주방장은 개인적으로 새시 느낌이 나는 게 싫었어요. 통창으로 하면 더 좋았겠지만 역시 예산 절감을 위해 최대한 새시 틀을 타일로 가려서 새시 느낌을 최대한 줄이려고 신경 썼어요.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건 바로 이 계단이에요! 나무계단으로 상태가 좋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다시 계단을 짜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본적인 샌딩과 니스칠로 톤만 살짝 다운될 수 있도록 시공했고 아이가 있기 때문에 안전상 손잡이도 설치해 주었어요. 또 계단 아래쪽은 청소기 같은 잡동사니를 보관하기 위해 수납공간을 만들어주었고요.

주방을 리모델링하며 가장 고민했던 점은 냉장고 위치였어요. 처음엔 주방 쪽 발코니를 확장하면서 계단 밑 공간부터 쭉 냉장고장을 짤 생각이었는데요. 리모델링 업체와 상담을 하다 보니 계단 쪽 벽이 내력벽이라 철거가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계획이 틀어지면서 정말 여길 어떻게 할지 며칠을 고민했던 거 같아요.

그러던 중 오늘의집의 인테리어 사진을 엄청나게 찾아보다가 포인트도 주면서 공간도 분리된 느낌을 줄 수 있는 아치 게이트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치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뷰와 환기를 생각해서 최대한 높게 진행하였고, 전형적인 동그란 모양이 아니라 조금 더 유니크한 거 같아 만족해요 :)

나중엔 이 아치 게이트에 예쁜 가림막 커튼을 달아서 카페 분위기도 연출해 보고 싶어요!

부부 침실

15년이 넘은 아파트라 그런지 방마다 발코니가 큼지막하게 있었어요. 거실과 침실은 이미 확장이 되어 있었는데, 이전에 사시던 분들은 확장한 침실을 서재 겸용으로 크게 사용하고 계셨어요. 하지만 침실로만 사용할 저희에게는 너무 크고 구조가 긴 형태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제가 좋아하는 아치 게이트를 이용해 공간을 분리해주었어요.

침실은 주방 쪽 아치 모양보다 조금 더 동그랗게 만들었어요. 왼쪽으로 저희 부부 침대와 아직 수면 분리를 하지 못한 아이 침대를 배치해서 아늑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했고, 오른쪽으론 가벽을 설치해서 공간을 분리한 모습이에요.

복층 거실&테라스 Before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2층 공간이 마음에 무척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어요... 바닥부터 벽 천장까지 모두 편백으로 도배가 되어있었거든요.

약간 오두막 분위기가 들기도 했지만, 저는 조금 더 깔끔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또 누수 문제로 테라스 쪽으로 새시가 두 개 설치가 되어 있어서 그만큼 테라스 공간이 좁아졌고 안에서 봤을 땐 지저분해 보여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어요.

복층 - 거실&테라스 After


편백이라 피톤치드 효과를 생각해 잠시 철거를 고민했었는데 업체에서 10년이 지나면 피톤치드 기능이 거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사방으로 둘러싸여 있던 편백을 다 철거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했던 거 같아요.

그 대신 테라스에 누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방수에 비용을 좀 더 들여 시공했어요. 이때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던 새시도 하나로 줄이고 나니 훨씬 더 테라스를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12월 중순, 한 겨울일 때 이사를 와서 테라스에선 아이와 눈사람 만든 게 전부였는데

요즘 부쩍 날씨가 따듯해져서 이제 막 테라스 꾸미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저희 가족이 가장 오랜 시간 함께 보내는 공간이 될 거라 기대돼요!

특히 아이를 등원시키고 혼자 카페 놀이를 하거나 주말 아침 가족과 브런치를 즐기기 딱 좋은 곳이기도 해요 :)

다락방 Before

복층 거실 옆으로 이렇게 다락방이 있는데요. 사이즈가 꽤 큰 편이고 층고도 높은 편이에요.

또 오른쪽은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이곳은 큼지막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창고로 활용하고 있어요.

다락방 After

창문 밑으로는 수납장을 짜서 아이 책과 장난감을 정리해주니 깔끔하기도 하고 청소하기가 편한 거 같아요.

또 하얀 벽면을 활용해 빔프로젝터로 애니메이션도 보니 다락방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나중에 아이가 컸을 때 이 다락방을 어떻게 기억해줄지... 이곳에서 최대한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층간소음으로 항상 뛰지 말라는 말을 하는 게 미안하게 느껴져서 다락방에서만큼은 아이가 마음껏 쿵쿵거리며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처음엔 넘어져도 부딪힐 걱정 없이 해주자며 수납장 이외엔 아무것도 놓지 않았어요. 그런데 또 아무것도 없으니 잘 놀지 않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정글짐으로 좀 더 활동적으로 놀 수 있게 만들어주었는데 부속품이 한 달이 넘게 도착을 안 해서 아직 놀지는 못했네요...ㅜㅜ

다락방안 작은 창에서 보이는 테라스예요. 이제 봄이오고 여름이 오면 바베큐 파티도 하고 물놀이도 할 생각에 너무 설레요.

마치며

저도 리모델링과 이사를 하며 오늘의집에 소개된 집들이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요. 부족함이 많지만, 저희 집들이도 누군가에겐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아직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재와 아이방은 소개해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도 많이 소통하며 기회가 된다면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나면 좋을 거 같아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