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23억 들었는데…'활짝 웃는' 소송전 승자 따로 있었다 [김소연의 엔터비즈]

김소연 2024. 10. 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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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소송비가 지금까지 23억원 들었어요."

어도어 경영권을 두고 모회사 하이브와 법적 다툼 중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2024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행사 강연에서 한 말이다. 민희진 전 대표는 "소송 비용을 대기 위해 집을 팔 예정"이라며 "한 변호사가 하이브 쪽이 계속해서 의미 없는 소송을 걸어 대응을 못 하게 하고 파산을 유도하는 전략을 꺼낸 것 같다고 한 말을 들었다. 그래도 남편과 자식이 없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법적 승리를 기대했다.

하이브는 지난 5월 민희진 전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어도어 대표 해임 의사를 타진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민희진에게 배임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어도어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해야 하는데, 죄가 성립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하며 반격했고, 법원은 민희진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며 "하이브가 가처분 결정에 반하여 의결권 행사를 하는 경우 200억원의 간접강제금을 민희진 대표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선임한 로펌은 국내 일인자라는 평가를 받는 김앤장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앤장이 이러한 사정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진정한 승자는 사건을 수임받은 김앤장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사건이 장기화하면서 이런 의견에 대한 무게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새올의 신대식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김앤장은 알고 있었던 민희진의 승리'라는 글을 통해 "시간은 하이브 편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려 주가 하락과 이미지 실추에 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하이브로부터 사건을 수임받은 김앤장이 진정한 승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새올 법률사무소 이현곤 변호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하이브 측이 민희진을 상대로 배임, 회사찬탈, 성희롱 은폐 등 법적 이슈를 계속 꺼내는 것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적 이슈를 끌고 가기 위한 것 자체가 주된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결국 승자는 변호사들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다만 이 변호사의 글에 하이브 측은 "불편부당한 보도를 위해 당사와 관련된 보도를 할 때는 반론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비슷한 반응은 김호중의 명예훼손 소송에서도 나왔다. 김호중은 3년 전 수백명의 누리꾼을 상대로 명예훼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와 관련한 변호사 비용은 억대에 달했다. 김호중의 변호사 비용은 팬덤에서 이를 부담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알려졌다.

그의 팬카페에 올라온 소송비용 계좌 거래 내역에 따르면 모금액 총액 2억6846만3077원 중 2020년 12월 30일에 법무법인에 제공한 착수금 1억1000만원을 출금됐고, 2022년 4월 22일 항고 비용 110만원이 추가로 출금됐다. 이 외에 가처분과 민사소송 공과금도 해당 계좌를 통해 지불됐다.

하지만 고소 상황에 지지부진한 과정이 있었음을 팬덤 측에서도 인정했다. 당시 팬카페에 게재된 공지문에는 "무혐의 취지로 불송치 결정이 된 안티에 대해 이의신청을 진행하려 한다"며 "수사를 진행한 경찰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허위에 대한 인식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만큼 실무진이나 법무법인 측은 법리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사진=박지윤 인스타그램


1년 가까이 이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방송인 박지윤과 최동석의 갈등에서도 "변호사가 승자"라는 말이 나온다. 이혼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과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서로의 이미지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

특히 최근에는 이혼 본안 소송 외에 상대에 대한 상간소까지 추가로 접수된 사실이 알려진 상태다. 양측 모두 불륜 의혹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박지윤 측은 지난 6월 최동석의 지인인 여성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간자위자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최동석은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해당 여성은 지인일 뿐"이라며 "이성적인 사이도 아닐뿐더러, 설사 이성적이라고 하더라도 혼인 파탄 이후에 만난 거라 위법 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소송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박지윤의 상간 소송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최동석도 남성 B씨와 박지윤을 상대로 상간자위자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박지윤 측은 "개인사라 소송 내용에 대하여 일일이 확인은 어렵다"면서도 "다만 혼인 기간 중은 물론, 이후 소송 중에도 어떠한 부정행위 또는 배우자 외에 이성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 박지윤 씨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유명인들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소송의 경우 설사 재판을 통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이미지 타격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피해가 없을 수 없다.

과거 가수 용준형이 한 토크쇼에 출연해 '노예계약' 발언하며 "대표가 술집으로 날 부르더니 만취 상태에서 갑자기 술병을 깨서 진짜 나가겠냐며 위협을 하더라"며 "어린 나이에도 그 자리에서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한 발언의 주인공인 C씨는 한경닷컴에 "용준형에게 벌금형이 선고되고, 문제 발언을 내보낸 방송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대법원을 통해 최종 승소했지만 온전히 명예 회복은 되지 않는다"며 "꼬리표처럼 해당 내용이 따라다녀서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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