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대만 207조 투자할 때 ‘韓, N% 성과급 파티’, K-반도체 초격차 경고등

박철중 기자 2026. 5.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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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7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사원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 간, 기업 간 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만을 AI 전초기지로 낙점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역대급 투자 카드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삼성과 SK의 경우,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이란 독특한 보상 기준에 따른 대규모 자본 유연성 부족 등으로 장기 경쟁력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이른바 ‘성과급 파티’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업계와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타이베이 본부 기공식에서 대만에 연간 1500억 달러(약 207조원)를 투자 구상을 공개했다. 2030년 완공 후 인력 4000명도 고용한다. 엔비디아는 대만 본부를 기점으로 TSMC는 물론 폭스콘, 위스트론 등 현지 AI 파트너들과 밀착 생태계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AMD는 대만 AI 분야에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원) 투자를 밝힌 바 있다. 양사가 합산 투자금액 220조 이상을 약속하면서 대만이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 경쟁사들의 설비투자(CAPEX) 경쟁도 치열하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560억 달러(약 85조원)까지 상향했다. 메모리 시장에서는 한국을 추격 중인 미국 마이크론이 올해 투자 규모를 기존 2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약 38조원)로 늘렸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배수진을 쳤다. 우선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과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클린룸 건설에만 31조원 투입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전경. 각 사 제공

문제는 삼성과 SK가 역대급 투자 수치란 외형으로 맞서고 있지만, 대만이나 미국 경쟁사들과는 속사정이 다르다.국내 반도체 양 사에는 자금 리스크와 고정비 유출이란 버거운 짐이 달렸다.

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양사에 고착화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을 장기 경쟁력 약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여력이 있어 궁여지책으로 성과급에 합의했지만,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라며 “보상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향후 신규 투자나 고용 창출은 그 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SK하이닉스가 올 초 지급한 성과급 규모만 4조7000억원이다. 시장 예상대로  올해 250조원, 내년 400조원의 역대급 영업이익을 낼 경우 내년과 내후년 2년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성과급 총액은 65조 원에 달한다. 최첨단 반도체 팹 1개를 짓는 데 약 20조~30조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장 2~3개를 더 지을 수 있는 현금 여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호황기에 현금을 비축해 둬야만,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불황기를 버틴다”면서 “미국과 대만 기업들이 성과급 등 고정 비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며 미래 설비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주력하는 동안, 한국은 노사 갈등 수습과 고정 재원 유출로 자본 운용의 유연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이 자본 유연성을 잃고 내부 비용 통제에 실패한다면 글로벌 ‘쩐의 전쟁’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