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말: 공허의 깃털(이하 명말)'은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수많은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임이다. 미모의 여주인공 무상의 강렬한 존재감, 쿵푸 액션과 소울라이크의 참신한 결합, 그리고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연출과 비주얼까지.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기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으로 소울라이크 장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게임사들이 보여준 눈부신 발전상을 지켜보며 '명말'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때마다 기대감이 나날이 커져갔다.
그랬던 '명말'의 출시일이 7월 24일,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때는 소위 '하는 사람만 하는' 매니악한 장르로 취급되던 소울라이크지만, 오늘날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대중적인 장르까지는 아니어도 주류 장르 중 하나로 거론될 정도로 대중성에도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등장한 '명말'은 그간 출시된 수많은 소울라이크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으로 무장했을까? 어떤 요소들이 '명말'을 특별하게 만들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과연 재미있었을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장르명: 소울라이크 액션 RPG
출시일: 2025. 7. 24
리뷰판: 프리뷰 빌드개발사: 린지 게임즈
서비스: 린지 게임즈
플랫폼: PC, PS5, XSX|S
플레이: PS5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명말'은 기본적으로 소울라이크의 문법에 충실한 게임이다. 희망 없는 다크 판타지 세계관, 스태미나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공방, 도전적이고 강력한 보스, 그리고 불사라는 키워드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배경과 설정은 요리로 치면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재료를 가지고 어떤 요리를 만들지는 요리사인 개발사의 몫이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두 갈래로 갈리곤 한다. 특별하진 않더라도 그 안에서 완성도를 높인 '꽉 찬 육각형' 같은 게임을 만들거나, 혹은 비장의 요소를 넣어 차별화하는 식이다. '명말'은 후자에 가깝다. 소울라이크의 문법을 착실히 따르는 한편, 색다른 육성 방식과 다양한 액션을 조합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예를 들어 다른 소울라이크라면 쓰려고 하는 장비에 따라 능력치를 올리기 마련이다. 너무 무거워서 회피 속도나 성능이 떨어진다면 한계 무게를 늘리는 능력치를 올리거나, 무기라면 그 무기의 능력치 보정이나 필요한 능력치를 보고 올리는 식이다. 정형화된 방식이라지만, 다르게 보면 번거로울 수도 있다. 같은 종류의 무기라고 해서 똑같은 능력치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능력치를 초기화하는 일도 더러 발생한다.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아무렇게나 올려도 상관없다는 건 아니다. 노드를 해제함에 따라 후술할 유파 스킬을 해제할 수도 있는데, 어떤 유파 스킬을 해제하는지에 따라 공격적으로 플레이할지 방어적으로 플레이할지 플레이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다른 소울라이크에는 기본적으로 방어 기능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명말'은 다르다. 이 방어마저도 유파 스킬이다. 앞서 예시로 든 장도의 경우에는 방어가 아닌, 회피하면서 적을 베는 유파 스킬이 달려있기에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게임의 기본 방어 기제라고 할 수 있는 회피를 좀 더 극대화함으로써 끊임없이 물 흐르듯 공방을 펼칠지, 아니면 적의 공격을 막거나 튕겨내는 식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플레이할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노드를 기반으로 한 성장 방식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 '명말'은 다음으로 무기 스킬, 유파 스킬, 그리고 주술의 조합을 통해 전투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일단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은 여타 소울라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격과 회피 등에 스태미나가 소모되고, 적을 공격해서 경직치를 누적시키면 그로기 상태에 빠지며 '처단'이라는 강력한 일격을 날릴 수 있는 것까지 큰 틀에서 보면 비슷하다.
다만, 비슷한 것은 큰 틀에서의 이야기일 뿐 액션의 결은 여타 소울라이크와는 사뭇 다르다. 그 이유는 무기 스킬과 유파 스킬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소울라이크의 전투는 다소 단조롭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화려한 스킬은 모션이 강력한 만큼 애니메이션이 길고 도중에 끊을 수 없기에 보스전에서는 오히려 위험한 상황만 연출할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구평(구르고 평타)'이라 불리는, 구르고 때리는 방식의 단순하지만 가장 안정적인 전투법을 주로 사용하곤 한다.

핵심은 대항, 파해, 질우다. 적이 공격할 때 대항이 붙은 스킬을 쓰면 공격의 일부를 상쇄하여 대미지가 줄어들고, 질우는 회피와 동시에 적을 공격한다. 파해는 다른 게임의 패링을 생각하면 쉽다. 타이밍을 맞추면 적의 공격을 튕겨내고 어떠한 대미지도 받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이런 스킬을 쓰기 위해선 나름의 스킬 포인트가 필요하다. '명말'의 스킬 포인트는 신력이라고 해서 적을 공격하거나 퍼펙트 회피를 하면 차는 방식으로, 플레이어에게 적극적으로 보스와 싸우도록 유도한다. 정신없이 싸워야 스킬을 더 많이 쓸 수 있고, 더 쉽게 잡을 수 있으며, 더 멋진 액션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뒤잡기 역시 놓칠 수 없다. 소울라이크라면 으레 있는 당연한 요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명말'은 이 뒤잡기 역시 좀 더 예리하게 다듬었다. 인간형 적의 경우 뒤에서 차지 강공격을 날리면 단숨에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이는 보스도 마찬가지여서 계속 싸우면서 적의 빈틈을 찾도록 유도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뒤를 잡는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차지 중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정확히 적의 뒤를 노려야 하기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점에서 어디까지나 빈틈을 노리는,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트와 비주얼을 지탱해야 하는 최적화는 그리 좋지 못했다. PS5에서는 여러 그래픽 옵션을 제공했는데, 소울라이크 특성상 프레임이 가장 중요하기에 프레임 모드로 했음에도 딱히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프레임이 시도 때도 없이 널뛰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

PC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명말'의 PC 권장 사항은 i7-9700에 RTX 2070인데, 기자가 플레이한 PC 버전은 i7-10700에 RTX 3070으로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은 사양이었음에도 안정적인 프레임을 위해서는 세부 그래픽 설정을 중옵 또는 하옵으로 바꿔야 했을 정도였다.

양날의 검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명말'은 각 지역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로 탐험하는 재미 하나는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플레이하다 보면 '와, 이게 여기로 연결된다고?'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그게 왜 단점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 문제는 유도하는 방식 자체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이처럼 맵이 넓은 게임의 경우 여러 장치를 마련해 플레이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유도하곤 한다. 특정 보스를 쓰러뜨리지 않으면 길이 열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명말'은 그런 식의 내비게이션, 알게 모르게 인도하는 기능이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플레이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는 또 있다. 스테이지 구성이라고 해야 할까. '명말'의 맵 디자인과 적들의 배치는 여러모로 악의적이다. 소울라이크와 죽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소울라이크 코어 팬들이 모두 고난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소울라이크의 핵심 메커니즘은 플레이어에게 극복할 수 있는 고난을 선사하는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었을 때 희열을 느끼도록 하는 데에 있다.
문제는 '명말'은 처음 가보면 당할 수밖에 없는 함정이나 기습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구석에서 튀어나오고, 가려진 곳과 안 보이는 곳에서 화살이나 대포, 총을 쏠 뿐만 아니라 강적 역시 빈번하게 등장해 '일부러 스트레스를 주려고 이렇게 만들었나?' 싶을 정도였다.


일종의 양날의 검 같은 시스템을 의도하고 구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걸 조절하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게임도 그렇겠지만, '명말'에서도 길을 막는 적을 골라서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실제로 플레이할 때는 그냥 심마가 쌓이면 쌓이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스전의 경우 패턴을 파악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난이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느낌이었다. 패턴을 모른다면 보스의 공격에 아무것도 못 하고 죽는 경우가 많았지만, 패턴을 익힌 순간부터는 오히려 반대로 보스를 압도하고 쓰러뜨리는 것 역시 가능했을 정도다. 이 자체는 딱히 문제 될 게 없다. 오히려 '명말'다운 보스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보스의 유도 성능과 기상 무적 판정에 대한 부분이다.
'명말'의 보스나 강적은 연속 공격을 하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문제는 기상 무적 시간이 거의 없어서 맞고 일어나다가 또 맞는 이상한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적이 공격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처음 한 대를 맞았다고 해서 이어지는 연속 공격도 전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여러모로 불쾌하게 느껴졌다. 잘 만든 보스전, 패턴의 완성도를 터무니없이 높은 유도 성능과 거의 없는 수준의 기상 무적 판정이 해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할 만한 게임'이라고 하면 되지 왜 굳이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하다. '명말'을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쉽게 추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명 '명말'은 자신만의 특징과 차별점이 있는 게임이지만, 그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아트와 비주얼 또한 썩 괜찮지만, 충격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최적화나 레벨 디자인 같은 부정적인 요소 역시 게임을 도저히 못 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다.
한마디로 말해 '명말'은 전투는 정말 좋지만 스토리나 최적화가 형편없는 게임도 아니고, 아트와 비주얼은 독보적이지만 그 외의 전투 같은 부분은 도저히 못 할 수준의 게임도 아니다. 장점과 단점이 각 요소별로 적절히 섞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명말'은 소울라이크를 즐겨 하는 매니아라면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소울라이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거나 하는 그런 게임은 아니지만, 눈을 즐겁게 해주는 비주얼과 화려한 액션을 선사하는 소울라이크를 찾는다면, 어쩌면 '명말'이 그 해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