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옛 전남도청 본관·회의실 외벽 색깔 ‘논란’

박재일 기자 2026. 5. 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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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당시엔 붉은 색…후에 흰색 덧칠
"역사성 못지 않게 원형 보존도 중요"
"시민들 기억 속 현장성 고려한 결과"
2년 5개월의 복원 공사와 2개월의 시범운영을 거쳐 18일 정식 개관하는 옛 전남도청 주변 6개 동 모습./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제공

옛 전남도청 본관과 평의원회의실이 5·18민주화운동 46주년을 맞아 복원돼 정식 개관할 예정이나 외벽 색상을 둘러싸고 '원형 복원'과 관련 적절성 논란을 낳고 있다.

17일 광주시와 문광부 등에 따르면 1980년 5월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과 회의실 등은 2년 5개월간의 복원공사를 거쳐 18일 오후 2시 정식 개관한다.

복원 대상은 도청 본관과 회의실, 별관, 도경찰국 본관·민원실, 상무관 등 총 6개 동으로, 5·18 당시의 공간 구조와 흔적을 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논란의 핵심은 외벽 마감이다. 전남도청 본관과 회의실은 1930년 건축가 김순하 선생의 설계로 건립됐으며, 당시에는 도색이 아닌 원 재료인 적벽돌을 살린 외관이었다는 것이 건축계의 설명이다.

1930년대 광주·전남 지역의 주요 건축물들은 붉은 벽돌 양식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흔적은 관공서와 선교 건축, 산업시설 등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대표적으로 오웬기념각(광주 남구), 매산학교 본관(순천), 일본영사관(목포), 애양원 교회·병원(여수) 등도 같은 시대 적벽돌 건축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복원된 도청 건물 외벽은 회색과 흰색 계열로 마감돼 1980년대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데는 무리가 없으나 완공 당시의 원형 복원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도청 본관이나 회의실 외벽이 언제부터 하얀색 또는 회색으로 바뀌었는지는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광복 이후 미군정 시기에 흰색 도장이 이뤄졌다는 주장과 함께, 1970년대 금남로 확장과 도청의 2층에서 3층으로의 증축 과정, 2000년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조성 과정에서 회반죽과 페인트 덧칠이 반복되며 현재 모습으로 굳어졌다는 설명 등 다양한 의견이 있다.

특히 2016~2020년 탄흔 조사 과정에서도 외벽에 여러 차례 페인트와 회반죽이 덧칠돼 탄흔 식별이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어 1980년 5·18 이후에도 여러 차례 덧칠이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문광부의 복원 용역 보고서에도 정문 주변의 흰색 덧칠을 제거해 적벽돌 색을 복원한다는 계획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져 애초에는 근대건축물 수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완공 단계에서는 이러한 방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과 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적색을 드러내지 못한 것과 관련 "5·18 최후 항쟁지라는 역사성뿐 아니라 1930년대 근대 건축물로서의 원형도 함께 복원돼야 한다"며 "외벽 색채 역시 역사적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에 1980년 당시 시민들이 기억하는 모습 역시 회색 외벽이었다는 점에서, "5·18 당시의 현장성을 우선 고려한 결과여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이 아니다"는 반론도 나온다.

결국 현재 외관 색상 적절성 논란은 '1930년 건립 당시 원형 복원'과 '1980년 5월 역사 현장 재현' 가운데 어떤 기준을 우선할 것인가라는 복원 철학의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