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시 사흘 만에…문체부 “홍명보 감독 선임, 규정 어겨”

감사 중간발표…“권한 없는 이임생이 추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화체육관광부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했다.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지는 등 제대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정한 뒤 갑자기 사임했고, 정몽규 회장은 이임생 이사에게 선임 작업을 위임했다.

최현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하지만 문체부는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도 아니고,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사는 거스 포예트와 다비드 바그너, 2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자를 면접한 뒤 귀국해 홍 감독을 만났고, 홍 감독을 1순위로 보고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다. 하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거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이달말 천안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상황 등 나머지 감사 결과를 이달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문체부의 발표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말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7월 홍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뒤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피겠다며 감사를 벌여왔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