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탐사선, 외계 생명체 찾아 '29억km' 여정…'노컷'도 함께 합니다[코스모스토리]

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2024. 10.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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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유로파 클리퍼 탐사 모습 상상도. NASA/JPL-Caltech

태양계에 지구의 인류와 각종 생명체 말고 다른 생명체는 없을까. 

인류의 오랜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이 마침내 시작됐습니다. 태양계 안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목성의 위성 유로파로 향하는 탐사에는 '노컷뉴스'도 함께 합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14일(미 동부시간) 낮 12시 6분 플로리다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39A 발사장에서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를 스페이스X의 팔컨헤비 로켓에 탑재해 발사했습니다. 목성으로 향하는 최적 항로로 지난 11일에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허리케인 '밀턴' 때문에 일정이 다소 밀렸습니다.

유로파는 목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95개의 위성 중 하나로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난 1610년 발견한 목성의 위성 4개(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중 하나입니다. 전체 지름은 약 3122km 정도로 약 3474km인 달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태양계 전체로 치면 6번째로 큰 위성입니다.

왜 유로파인가?


갈릴레오 탐사선이 촬영한 유로파. NASA/JPL-Caltech/SETI Institute

수많은 천체 중에서 유로파가 주목을 받은 건 바로 물 때문입니다. 지구와 가까운 달과 화성 등은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준이지만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돼있고, 그 얼음 밑에 있는 액체 상태 물의 존재까지 확인됐습니다. 그 양도 엄청납니다. 유로파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지구의 바다보다 더 많고, 그 깊이는 1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목성 궤도를 비행한 갈릴레오와 주노 탐사선으로 유로파를 관측하면서 얼음 표면이 일자 형태로 갈라진 흔적이 다수 존재하고 행성 충돌구가 별로 보이지 않는 점 등으로 지하에 거대 해수층 존재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유로파의 얼음 지각과 지하 바다 개념도. NASA/JPL-Caltech


또한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2014년과 2016년 100km 이상의 높이로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포착했고, 심지어 2018년 갈릴레오 탐사선이 이 물줄기 영역을 통과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근적외선 분광기로 유로파 표면을 분석해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만약 이산화탄소가 지하 바다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는 생명체 존재에 대한 강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제임스웹 이후 가장 큰 우주 프로젝트 '유로파 클리퍼'


유로파 클리퍼의 탐사 모습 상상도. NASA/JPL-Caltech

외우주가 아닌 태양계 안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NASA는 대규모 탐사 미션을 세웠습니다. 생명체 탐사를 화성에서 태양계로 확장해 목성 궤도의 유로파를 직접 탐사하는 '유로파 클리퍼' 미션을 진행합니다. 이 프로젝트에만 50억 달러(한화 약 6조5천억 원)가 투입된 걸로 추정되는데요. 화성 로버 탐사 프로젝트 소요 비용이 4조 원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거대한 규모인지 짐작됩니다.

유로파 클리퍼는 탐사선의 중량만 5~6톤에 달하는데요. 이 육중한 무게의 탐사선을 목성 궤도까지 날려 보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추력이 필요합니다. 계획 초기에는 탐사선의 발사체를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SLS(Space Launch System) 로켓으로 준비할 정도였습니다.

유로파 클리퍼를 탑재한 팔컨 헤비 로켓이 날아오르는 모습. SpaceX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발사체를 스페이스X의 팔컨 헤비로 수정했습니다. 추력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탐사선의 항로를 지구와 화성의 행성 중력으로 가속하는 플라이바이(Fly-by) 항법을 사용해 목성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항해 궤도 이미지. 흰색 선이 탐사선의 항해 궤도. NASA/JPL-Caltech


생명체 탐사를 위한 유로파 클리퍼에는 어떤 장비가 탑재됐을까요? NASA는 크게 5가지 분야로 10개의 장비가 탑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유로파를 관측하기 위한 이미징 시스템으로 '가시광선으로 촬영하는 이미징 모듈(EIS)'과 유로파의 열 방출 이미징 시스템(E-THEMIS)이 탑재됐습니다. 이 장비들은 유로파의 얼음 지각과 지하 화산활동 및 지각 활동으로 인한 열 방출 지역을 특정하는 역할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도화 이미징 분광기(Mapping Imaging Spectrometer for Europa, MISE). NASA/JPL-Caltech


다음으로는 분광기로 자외선 분광기(Europa-UVS)와 지도화 이미징 분광기(MISE)가 탑재됐습니다. 원자와 분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여러가지 파장의 빛을 방출하거나 흡수 또는 반사를 합니다. 이러한 빛을 분석하면 유로파 표면과 근처에 분포한 입자의 구성을 밝혀내 보다 정확한 유로파의 구성 요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앞서 망원경으로 관측된 유로파의 구성 요소가 정말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기존에는 발견하지 못한 생명활동 요소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플라즈마와 자기장 분야의 장비로 자력계(ECM)와 플라즈마 계측기(PIMS)가 실렸습니다. 유로파의 지각은 목성의 중력으로 지각 활동이 발생해 열이 분출되는 곳이 있고 중력과 조석 작용으로 얼음 지각에 변화가 생겨 두께가 서로 다를 것입니다.

자력계는 얼음 지각 깊이와 지하 바다의 수심을 측정하고 유로파의 물 속 염도를 분석합니다. 염도가 있는 바다는 행성에 자기장을 일으킬 수 있게 만들고 이 자기장이 목성의 자기장에 갇힌 플라즈마의 영향을 받아 왜곡됩니다. 플라즈마 계측기는 이 왜곡된 정도와 유로파의 자기장을 분석해 지하 바다에 대한 정보를 분석할 것입니다.

유로파 표면 먼지 분석기(SUrface Dust Analyzer, SUDA). NASA/JPL-Caltech


네 번째는 중력과 레이더 장비로 유로파가 목성 궤도상에서 받는 중력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중력·라디오 장비로는 도플러 효과 등의 변화를 측정하고, 해양 수심 측정용 레이더 장비(REASON)는 유로파 얼음의 두께와 분포 등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화학 분석 장비입니다. 행성 물질 분광계(MASPEX)와 유로파 표면 먼지 분석기(SUDA)는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할 다양한 유기 화합물의 존재 여부와 목성 방사선의 영향 등을 파악하게 됩니다.

목성-유로파 탐사 궤도의 속사정


유로파 클리퍼 탐사 궤도를 설명한 이미지. 파란색 선이 탐사 궤도. NASA/JPL-Caltech

유로파 클리퍼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는 화성에 착륙한 로버처럼 얼음 지각에서 직접 탐사 활동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궤도 관측보다 실제 지각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많기에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데 점차 탐사 계획이 구체화 되면서 로버 탐사는 취소됐습니다. 정확한 이유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탐사선의 궤도를 통해 그 속사정을 어느 정도는 유추할 수 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의 탐사 궤도는 목성의 방사선을 염두에 둔 타원궤도입니다. 유로파에 근접하는 시간이 짧아져 효율은 낮습니다. 다만 목성의 근지점과 원지점을 오가면서 다른 위성들인 이오와 가니메데, 또 칼리스토를 함께 탐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로버의 탐사 계획 중지는 목성의 방사선으로 인한 교신 불가와 로버의 오류 가능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유로파 클리퍼 이후의 탐사 프로젝트에선 목성의 방사선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기체의 신규 개발 등으로 유로파의 바다를 수중탐사하는 방안도 계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로파에 보내는 펜팔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 동체에 'Message in a Bottle' 캠페인 내용 및 여러가지 소리 파장 등이 새겨진 플레이트가 탑재되는 모습. NASA/JPL-Caltech

유로파 클리퍼는 우주를 항해하면서 실제 바다가 존재하는 행성으로 향합니다. 나사는 이런 점에 착안해 편지가 담긴 병을 바다에 띄우는 것처럼 별도의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탐사선 내부에 넣을 이름과 사연 등을 지난해 공모를 통해 접수한 것인데요. 미국 시인 에이다 리몬의 '미스터리를 찬양하며:유로파를 위한 시'가 새겨진 금속판이 탐사선에 탑재됐고, 캠페인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름도 같이 새겨졌습니다.
NASA


전 세계에서 무려 262만 861명이 이 특별한 행사에 함께 했고, 한국에서도 1만 9076명이 참가했습니다. '노컷뉴스'(NOCUT NEWS)도 유로파 클리퍼와 함께 앞으로 29억km를 날아가게 됩니다.

5년 이후에나 당도할 유로파에서 인류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외계 생명체를 만날 수도 있고,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우주의 법칙을 발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발견이든 인류에겐 큰 선물이자 더 넓은 우주로 나아갈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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