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께 죄송”… ‘친일파 발언’ 김영환 한발 물러서

윤교근 2023. 3. 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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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책임이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친일파 논란이 확산하자 16일 사과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저의 글로 도민께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친일파라는 표현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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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지사 “제 3자 변제 방식 마련한
尹 대통령 결단에 공감 보냈던 것”
법적대응 예고 등 강경입장서 선회

“제게 책임이 있습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친일파 논란이 확산하자 16일 사과했다. 김 지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도민에게 머리를 숙였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1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친일파'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 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저의 글로 도민께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친일파라는 표현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일파는 우리 근현대사를 통해 가장 혹독한 ‘주홍 글씨’로 본인이 진짜 친일이면 바보가 아닌 이상 스스로 친일파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정부가 마련한 이 해법(제3자 변제 방식)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에서 발로한 자신감 그 자체로 본다”며 “한·일 외교를 복원하고 미래를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에 공감을 보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친일파라는 민감한 표현을 써서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도민께 걱정을 끼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하고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오로지 도민만 바라보며 오로지 도정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일 SNS에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엔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며 “병자호란 남한산성 앞에서 삼전도 굴욕의 잔을 기꺼이 마시겠다”고 적었다.

이후 도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도정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언행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9일 성명을 통해 “김 지사의 망언은 도민에게 씻을 수 없는 모멸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기자회견에서 “아첨에만 급급하며 국민을 매도하는 시대착오적인 도지사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 글은 정부의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대위 변제 방침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나온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 11일 SNS에 “문맥은 보지 않고 ‘차라리 친일파가 되겠습니다’라는 한 문장을 따로 떼어 논점을 흐리고 친일파로 만들어 버리는 분들께 이의가 있다”며 “반어법이나 문학적 표현조차 왜곡해 애국의 글이 친일로 순식간에 변해 버리는 기막힌 화학 변화를 그저 바라봐야 하는 탄식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지난 13일엔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예고까지 했다.

김 지사가 사과하기 전인 이날 오전에도 찬반이 팽팽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도청 앞에서 “도민 대표 자격이 없다. 친일 망언 사죄하라” 등의 문구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또 충북보훈단체협의회는 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국의 마음으로 작성한 글을 순식간에 매국으로 둔갑시킨 이들은 도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충북도정에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는 논란이 인 SNS 활동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측면이 있는데 충북에 도움이 될 때가 있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하고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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