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 되는 가게가 있으면 프랜차이즈는 우리가 해드립니다: 세컨드유레카 성중헌 대표
Part 1. 김기사랩과 더벤처스로부터 투자받은 프랜차이즈
이승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성중헌: 세컨드유레카(Second Eureka) 대표 성중헌입니다. 2020년 창업한 멀티 프랜차이즈 빌더입니다.
이승환: ‘멀티 프랜차이즈 빌더’가 뭐죠?
성중헌: 여러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고, 가맹점을 늘리며 각 매장의 슈퍼바이징(위생, 메뉴, 서비스, 매출, 방문 관리 등)까지 책임집니다. 트렌드에 맞는 업종으로 변경까지도요. 업계 사람들은 프랜차이즈도 생명 주기가 있다고들 하는데, 그게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요즘은 3년 이하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면 기껏 가게를 차렸는데 투자금 회수할 때쯤 되니 장사가 안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프랜차이즈 여럿을 만들어서, 2년 반 지나 트렌드가 죽고 매출이 떨어진다. 그러면 저희가 전개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꽂아주는 형식으로 가려 합니다.
이승환: 신박한데요…
성중헌: 네. 또 하나 저희의 특징은 ‘맛집을 프랜차이즈화’ 해 드리는 거예요. 줄 서는 맛집 만드신 사장님들이 매장 확장하고 관리하는 건 되게 어려운 일이거든요. 저희는 그걸 대신 해드리고 수익을 5:5로 나눕니다.
이승환: 그러면 어디든 장사 잘되는 곳은 다 프랜차이즈화 가능한 건가요?
성중헌: 경기를 덜 타는 분야여야 합니다. 즉 사람들이 늘 먹는 주식이어야 해요. 저희가 전개하려는 프랜차이즈가 크게 두 부류인데요. 하나는 카페와 디저트, 또 하나는 한식과 분식이에요. 이들 카테고리 안에서는 인테리어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돼요. 주방이 크게 다를 것도 없고 테이블 같은 것도 그대로 쓰면 되니까요.
또 커피와 한식 분식, 이 둘은 우리가 매일같이 먹잖아요. 탕후루 같이 아예 종목 자체가 식을 수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 장사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승환: 말은 쉬운데 되게 전례 없는 비즈니스라서… 실제로 이런 사례가 있나요?
성중헌: 아직은 컨셉 단계입니다. 그럼에도 올해 초 김기사랩과 더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았습니다. 탄력받고 곧바로 다음 라운드 유치 중이고요.
이승환: 유명한 곳에서 투자했네요. 그분들은 사업 모델이 돌아가지도 않는데 뭘 보고 투자를…
성중헌: 세컨드유레카가 2020년 창업해서 만 5년차에 투자를 받았어요. 창업 4년만에 매출 30억에 BEP를 찍었고요. 김기사랩에서 자기들도 사업 초반에 너무 힘들었는데, 여기까지 묵묵히 일한 것만으로 경영 역량은 인정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간 IT와 테크 스타트업에만 투자했는데 비즈니스 모델(BM)이 신선해 보인다. 잘 된다 안 된다를 떠나, 저희가 해결하려는 기존 프랜차이즈 시장의 문제점에 공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Part 2. 벤앤제리스 매장을 4년 만에 200개 내기까지
이승환: 아무리 그래도 실적이 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성중헌: 창업 후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총판을 맡았는데, 4년 만에 200개 지점을 넘겼어요. 벤앤제리스는 ‘유니레버’라고 도브, 폰즈, 립톤, 스너글 등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서 운영하는데요. 벤앤제리스 글로벌 지사를 낼 때 직접 운영하지 않고 벤더사에게 맡겨요.
그런데 이 브랜드가 환경, 인권, 상생, 이런 걸 굉장히 중시해요.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국내 요식업 대기업들도 많이 오퍼했는데 다 떨어져 나갔어요.
이승환: 대체 뭘 요구했기에;;;
성중헌: 돈보다도 자신들의 가치를 잘 발현할 수 있는 벤더를 원했던 거죠. 예로 아이스크림 컵 하나도, 완전 친환경 소재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어요. 국내에서는 그 규정을 만족시키는 업체가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해외 수입하다가, 원가가 안 맞으니까 직접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찾아서 발주했어요. 저희처럼 발로 뛰며 맞춰줄 수 있는 곳이 적합했던 거죠.
이승환: 그래도 4년간 200개라니 대단하네요.
성중헌: 그리 대단할 건 없어요. 보통 프랜차이즈 1호점은 좀 삐까뻔쩍하게 내는데, 적어도 5억은 들어갑니다. 가뜩이나 조건도 까다로운데, 바로 큰돈 쓰기에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래서 일단 배달 전문점으로 시작했습니다. 대단해 보이지만 배달 전문점 10개 합쳐야 로드샵 매출 1개 나와요. 배달만으로는 매출이 고만고만하기에 정말 피똥 싸며 고생했고, 4년 만에 겨우 BEP를 맞춘 거죠.
이승환: 아무리 전 세계 1위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도 대부분 사람들이 몰랐을 텐데 빠르게 정착했네요.
성중헌: 회사의 핵심 멤버들이 모두 F&B 경력 15년 이상입니다. 다들 외식업 트렌드를 잘 알다 보니 배달 앱 알고리즘을 잘 활용한 거죠.
대단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고, 처음 이벤트도 좀 파격적으로 걸고, 오픈 특가 1+1도 해보고, 리뷰 이벤트는 당연하고, 전단지도 뿌리고, 그래도 한국 첫 오픈이니 푸드트럭 같은 것도 하나 만들어 돌아다니고(…) 네, 말하다 보니 할 수 있는 건 다 했네요.
이승환: 그래도 수많은 점주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가 있다면…
성중헌: 벤앤제리스 배달전문점 창업이 괜찮은 게, 샵인샵 개념이라 망할 게 없어요. 기존에 배달하던 점주가 자투리 공간에 냉동고 하나 놓으면 끝이에요. 레시피나 기술도 전혀 필요 없어요. 배스킨라빈스도 그렇듯, 냉동고에서 아이스크림 퍼담고, 그걸 보냉팩에 넣어 배달원 전달하면 끝이죠.
그러다 기존에 하던 치킨집이 망했다? 그때도 공짜로 받은 냉동고만 저희 쪽에 반납하면 끝입니다. 손해 볼 거 없이 수익만 늘어나는 구조니 잘 될 수밖에 없었죠. 이제 편의점 등으로 이름이 점점 알려지니 로드샵 가맹 문의도 많이 들어와서, 오프라인으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Part 3. 서울 원조 맛집 무교동유정낙지의 프랜차이즈 진출을 맡게 되다
이승환: 근데 잘 됐으면 계속 벤앤제리스만 확장하는 게 안정적이지 않나요?
성중헌: 그러려고 회사를 관두고 창업한 게 아니니까요. 프랜차이즈의 생명 주기가 짧다는 건 업계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문제예요. 우리끼리 술 마실 때 맨날 하는 이야기죠. 프랜차이즈 여러 개를 동시에 전개하고, 특정 프랜차이즈 트렌드가 밀려날 때 종목을 바꾸자는 생각은 뚜렷했어요.
이승환: 근데 벤앤제리스가 잘됐다고 해서, 다른 프랜차이즈가 또 잘될 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성중헌: 맞아요. 아무리 업계 실력자가 각 잡고 노력해도 가게가 잘되는 건 쉽지 않아요. 그런데 반대로 식당 하나가 터졌다? 이후 확장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외식 비즈니스에서 가장 어려운 건 ‘없던 매장 1개를 줄 세우는 매장으로 성공시키는 거’예요.
어떤 사장님이 김밥집을 차렸는데, 이게 월매출 6천만 원 매출이 나왔다. 이런 대박은 100개 중 한두 개 수준이거든요. 근데 대박이 터진 건 뭔가 이유가 있는 겁니다. 저희는 이런 가게를 프랜차이즈화하려는 거예요.
이승환: 그쪽으로 이미 진행 중인 프랜차이즈가 있나요?
성중헌: 네. ‘무교동유정낙지’와 프랜차이즈 사업 대행 계약을 맺었어요. 기존에도 가족들끼리 전수창업 형태로 개설하여 현재 10개 정도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이상은 시스템이 필요했던 거죠.
처음에 2호점, 3호점, 이 정도는 직접 관리하거나 가족,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커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식당이 늘어나면 식자재 유통부터 인력 관리 등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이승환: 거기 엄청 유명한 가게잖아요? 어떻게 잘 계약하셨나요…
성중헌: 네. 1966년 오픈한 대한민국 대표 낙지집이죠. 그간 프랜차이즈 업자분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믿을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 해요. 이 업계에 유명 브랜드 뽑아먹으려는 꾼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허슬(Hustle)하게 벤앤제리스를 운영하는 게 마음에 드셨는지, 3년 전에 저희에게 먼저 프랜차이즈화를 부탁하셨어요. 그때는 지금 당장 벤앤제리스 굴리는 것도 벅찬 상황이라 여력이 없어서 고사했었죠.
이승환: 그러다 3년이 지나 결국 일을 맡게 됐군요.
성중헌: 네. 저희가 BEP 넘고 다시 연락드렸는데, 여전히 믿음이 갈만한 업체가 없었나 봐요. 그래서 제안 드렸죠. 비용 부담 없도록 저희가 프랜차이즈를 무료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대신 나중에 가맹점에 물류 공급할 때, 여기에 대한 수익은 서로 나눠서 가져가시죠.
이것도 벤앤제리스처럼 손해 볼 것 없는 구조잖아요. 자연스럽게 계약하게 됐죠. 이미 함께 태국 방콕에 진출했고, 줄 서는 K푸드 가게가 되었습니다.
Part 4. 일상 한식과 커피 카테고리 프랜차이즈를 확장할 계획인 이유
이승환: 그러면 앞으로는 계속 이런 유명 프랜차이즈를 하나하나 늘려나갈 계획이신가요?
성중헌: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는 힘들어요. 무교동유정낙지가 저희를 좋게 봐주신 거지, 유명 식당을 영업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그렇게까지 유명하지는 않아도, 동네에 식당 1개 내서 돈 잘 버는 사장님은 많아요. 이런 곳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게 훨씬 현실적이죠.
이승환: 근데 요즘 식당 인플루언서 마케팅 빨로 크던데.
성중헌: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으로 몇 달 반짝하다가 꺼지는 식당이 부지기수예요. 인스타 효과가 계속 유지되는 곳도 뭔가 있다는 거죠.
애초에 식당은 어디든 잘되기 어렵습니다. 개인 가게 하나가 잘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저희는 거기에 대해서 강한 리스펙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식당의 성공 요인을 역설계해서 늘려 나가는 게 훨씬 합리적이란 거죠.
이승환: 그러면 어느 정도 검증된 식당은 다 프랜차이즈화 가능한 건가요?
성중헌: 그렇진 않아요. 저희 나름대로 프랜차이즈 가능 조건을 정량화시켰는데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음식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맛이에요. 여기에 프랜차이즈화를 하려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물류 공급이 가능한지도 중요합니다.
그러면서도 매출과 원가가 실제 돈이 남는 구조여야 하죠. 복잡해 보이는데, 여기서도 한식과 분식, 커피와 디저트가 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승환: 그건 왜 그렇죠?
성중헌: 일단 한식과 분식은 생산 라인과 유통망이 높은 수준으로 안정적입니다. 요즘 마트 가서 밀키트 사드시면 맛의 수준이 참 높잖아요? 사람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니, 대량생산하는 벤더들의 품질이 엄청 높아졌고 유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요. 또 좋은 게 가정이나 식당에 공급하는 플로우가 크게 다르지는 않아서, 밀키트 판매도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이승환: 커피와 디저트는 어떤가요?
성중헌: 프랜차이즈에 가장 좋죠. 카페 프랜차이즈가 많은 건, 커피는 누구나 쉽게 내릴 수 있고, 원두는 패킹만 잘하면 상할 여지가 거의 없거든요. 반면 요즘 베이커리 카페 많이 늘어났는데 프랜차이즈는 잘 없잖아요.
프랜차이즈는 점주에게 ‘요리’의 전문성을 요구하면 안 되는데, 베이커리는 매일 아침 신선한 식자재를 유통해야 하고, 빵을 만드는 파티시에 역량에 따라서 빵 맛의 편차도 커요. 파리바게트가 가능한 건 본사에서 파티시에를 내려보내기 때문에, SPC가 삼립에서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에요.
Part 5. 24시간 무인카페 킨크커피 프랜차이즈 런칭
이승환: 그러면 커피와 디저트 쪽 프랜차이즈도 시작하셨나요?
성중헌: 커피는 5월에 직접 ‘킨크커피’라는 24시 무인카페 프랜차이즈를 만들었습니다. 커피는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차별화가 그렇게 쉽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24시 무인카페는 아직 초기 단계고, 운영 역량으로 남들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저희가 다른 무인카페들 창업설명회 들어가 봤는데, 저희 매출이 평균 20% 정도는 더 나왔더라고요.
이승환: 오… 수치가 굉장히 좋은데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성중헌: 보통 커피숍은 유동 인구 비중이 30% 정도인데, 무인 커피숍은 90% 이상이 동네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이 오가며 편히 들를 민간 주민센터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메가커피보다도 싼데 여기에 또 추가 할인해 주니 부담도 없다.
그냥 주민센터 정수기에서 물 마시듯 오가며 한 잔씩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했어요. 그러기 위해 인근 아파트, 빌라 주민 대상 프로모션에, 전단을 계속 돌리고 했지요.
이승환: 여기는 바로 확장 계획인가요?
성중헌: 네. 11월까지 서울, 경기, 울산, 김해 등 주요 상권에 15개의 신규 가맹점을 빠르게 선보일 예정이고요. 투자도 받았으니 속도를 내기 위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하며 공격적으로 영업 중입니다.
물류비 1천만원 지원이면, 점주분이 한 6개월 정도는 계속 수익만 얻으니 꽤 파격적이긴 합니다. 무인카페 창업 시 들어가는 비용이 4~5천, 월세가 100만원 이하니 1천만원이면 굉장히 큰돈이죠.
이승환: 굳이 그렇게까지 공격적으로 영업할 필요가 있나요?
성중헌: 프랜차이즈 창업은 초반 30개 오픈이 굉장히 중요해요. 이 정도 되면 수도권 주요 지역에 하나씩은 깔 수 있고, 그러면 이후 마케팅비를 태우지 않아도 계속해서 가맹 문의가 들어와요. 그래서 초반에는 본사가 돈을 좀 들이는 게 정석입니다. 또 점포 수가 늘어나야 프랜차이즈에 신뢰가 더해지기도 하고요. 그래야 점주님들 매출도 오르고, 여러 프랜차이즈를 전개할 저희 플랜에 신뢰가 더해지기도 하고요.
이승환: 프랜차이즈 레드오션이란 얘기들이 많잖아요. 카페는 벌써 10만 개 넘었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중헌: 제가 2010년에 이디야 입사했는데, 그때도 카페는 레드 오션이라고 그랬습니다. 근데 저는 자영업 창업할 거면, 그래도 커피와 한식이라 생각해요. 왜냐? 적어도 이들은 우리 생활 속에 자리 잡았으니까, 매일 먹는 것들이니까.
반면 카스텔라나 탕후루는 매일 먹는 게 아니잖아요? 아예 종목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요. 하지만 카페는 적어도 수요는 꾸준히 유지돼요. 레드오션이라도 계속해서 간판갈이가 일어나는 시장인 거죠.
이승환: 요즘 저가커피들도 너무 많이 생기며 비판도 많던데요. 무인카페는 좀 다를까요?
성중헌: 저는 무인카페에 너무 몰빵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본업이 있는 사람이 업을 접고 무인카페에만 달려드는 건 위험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투잡으로 수익을 올리거나 주간에 시간 여유가 충분한 분이, 적은 비용으로 또 하나의 추가 수익을 만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시간과 돈 많이 드는 프랜차이즈에 몰빵하지 말고, 가장 가벼운 근처 무인카페로 시작해 괜찮다 싶으면 수익원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거죠.
Part 6. 여러 프랜차이즈를 거치며 배워 온 상생
이승환: 오, 이디야 출신이군요. 어쩌다 입사한 거죠?
성중헌: 원래 SK브로드밴드에서 일했는데, 6년차 대리 때였는데 회사 생활이 너무 무료했어요. 저는 되게 진취적인 스타일인데, 너무 의욕도 없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그때 제 사수가 이미 이디야 커피숍을 차린 상태였는데, 이를 계기로 어찌저찌 이디야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대기업 연봉 절대 못 맞춰준다고 했는데도, 제발 받아만 달라고 했어요.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보잘것없던 저를 잘 봐주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디야로 갔죠.
이승환: 이디야는 잘 맞았나요.
성중헌: 그렇게 입사를 하자마자 사수가 이래요. “야, 어떡하냐? 너 위에 마케팅팀장이 있었는데 3일 전에 퇴사했어. 그냥 너 바로 팀장해라.” 얼렁뚱땅 팀장이 됐는데 대기업 대리가 뭘 알겠어요. 그냥 몸으로 하나하나 부딪히며 배웠죠. 그런데 제가 입사했을 때 직원 50여 명, 매출 150억의 회사였거든요. 그런데 그때부터 제가 퇴사할 때 즈음 약 2,000호까지 급성장하게 됩니다.
이승환: 와… 대단하네요.
성중헌: 이디야가 대단한 게, 직원들은 정말 빡세고 힘들었는데 점주들한테 진짜 잘해줬어요. 점주가 가맹본사에 갖는 리스펙트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심지어 알바 등록금도 줬어요.
알바 구하는 게 되게 힘들거든요. 알바가 하루 안 나오면 일손 모자라서 매출 빵꾸나는 것도 흔하죠. 이디야 가맹본사는 대학생 알바 등록금을 지원해 줬고, 이를 통해 점주님들 스트레스가 정말 많이 줄어들었어요.
이승환: 알바 도망가는 비용과 스트레스 생각하면 그렇게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닐 것 같긴 하네요.
성중헌: 맞습니다. 그러니까 덕택에 이디야는 열심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점주들이 알아서 지인 홍보해서 매장이 계속 늘어났어요.
이디야는 점주가 잘사는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프랜차이즈였어요. 저도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도 일해봤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에 점주를 그냥 돈 따먹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곳이 많거든요.
Part 7. 프랜차이즈 빌더 플랫폼의 미래
이승환: 앞으로 무교동유정낙지 같은 한식, 킨크커피 같은 커피 프랜차이즈를 계속 늘려갈 생각이세요?
성중헌: 네. 결국 핵심은 점주가 먹고사는 구조를 이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초반은 더욱 저희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각 매장 장사가 잘되게 하려 합니다. 벤앤제리스만 해도 배민 3천원 할인 쿠폰 등 그거 4년 내내 저희가 100% 부담했어요. 보통은 본사와 점주가 50대 50으로 내는데 말이죠.
그래도 덕택에 벤앤제리스 점주님들이 킨크커피 문의를 많이 해요. 저희가 몇 년째 계속해서 마케팅비 지원하다 보니 믿음을 주시는 거죠.
이승환: 광고비 전액 지원이라니 고생하셨네요.
성중헌: 이렇게 하는 게 결국 저희도 잘되는 길이에요. 점주가 오래가야 본사도 오래 가니까요. 프랜차이즈 본사가 조금만 신경 쓰고 소통해도 점주님들이 믿음을 줘요. 그게 돈이 됐든 마케팅이 됐든, 얘네가 인테리어 한탕하고 자재비 뜯어가는 애들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죠.
소상공인분들이 정말 1천 원, 2천 원 남기는 장사라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단가가 낮으면 배달비, 단가가 높으면 수수료 고충이 크죠. 그런데 점주님들은 디지털 마케팅을 잘 모르니 본사 지원이 필요해요.
저희도 배민 매출 상승을 위해 울트라콜 광고비 지원, 쿠폰 제공, 배달비 지원, 리뷰 제품 지원 등을 했어요. 킨크커피도 리뷰 이벤트, 체험단 홍보, SNS 채널 광고 지역의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고요.
이승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성중헌: 벤앤제리스 배달전문점은 5주년을 맞아 빅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고요. 킨크커피는 최단기간 10호점 돌파라는 속도를 동력 삼아 연말까지 30호점 이상을 오픈할 계획입니다.
무교동유정낙지 태국 방콕점은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길 위의 쉐프들’ 태국편의 쩨파이(Jay Fai) 쉐프도 극찬하고 가셨어요. 이 힘을 바탕으로 국내 각 지역에서도 다양한 매장을 열어갈 계획입니다. 아 국내는 무교동유정낙지 리노베이션 매장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이승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성중헌: 저희는 세상 모든 가게가 무상으로 프랜차이즈가 되고 자동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적인 사업 구현으로 편법과 반칙이 없는 투명하고 건강한 외식 산업의 지속적 이노베이터가 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