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회 공개 저격한 교보생명…왜? [이호기의 금융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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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부실 징계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때마침 한공회가 3년 주기로 실시되는 금융위 종합감사를 받고 있는 와중이어서 교보생명의 이 같은 '공개 저격'은 뼈아플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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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의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부실 징계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때마침 한공회가 3년 주기로 실시되는 금융위 종합감사를 받고 있는 와중이어서 교보생명의 이 같은 '공개 저격'은 뼈아플 수밖에 없겠지요.
교보생명이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외부 감사의 수행 주체인 회계법인이나 이들 법인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법정단체인 한공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교보생명은 현재 딜로이트안진이나 삼덕 등 대형 회계법인들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형사 사건이다보니 교보생명이 직접 관여하기보다 검찰과 피고인(딜로이트안진 등) 측 재판 과정을 지켜보고 언론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요. 검찰은 지난해 2월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 3명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에 대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교보생명이 한공회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당시 검찰 기소까지 될 만큼 문제가 적지 않았던 사안임에도 한공회 측이 '제식구 감싸기'를 위해 애써 눈감은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교보생명은 기소 직후 딜로이트안진 회계사들이 독립성과 신의성실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한공회 회칙 및 윤리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징계를 촉구했지만 한공회 측은 지난해 9월 이례적으로 '조치 없음' 의견을 냈지요.
교보생명이 이에 반발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진정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한공회는 12개월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거부했습니다. 다만 딜로이트안진 보고서를 베껴 마치 자신이 작성한 것처럼 꾸민 삼덕 회계사에 대해서는 가장 가벼운 징계 수위인 '견책' 처분을 내렸습니다.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셈입니다. 1차적인 사실관계 조사를 담당하는 한공회 윤리조사심의위조차 삼덕 회계사에 대해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상위 의결기구인 윤리위가 수위를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요.
사정이 이렇게 되자 금융위도 이제 한공회 종합감사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금융위는 이미 3년전에도 종합감사에서 윤리위나 윤리조사심의위에 대한 업무 개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조사심의위 위원의 임기 자체는 2년이지만 연임 제한이 없어 위원장 등 일부 위원이 무려 9년 이상 재임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지요. 또 조사심의위 위원이 조사안건도 없는 달에 정액 산정된 조사비를 지급받아오다 적발되기도 했지요.
금융위가 세간의 이목이 쏠린 이번 한공회 종합감사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 보고서를 내놓을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끝)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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