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어쨌다고?" 혼나는 순간에도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짓는 고양이를 소개합니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순간이 찾아오곤 합니다. 특히 고양이가 사고를 쳤을 때, 그들의 반응은 집사를 더욱 깊은 혼란에 빠뜨립니다. 과연 이 작은 생명체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 걸까요?

발정기가 와서 집안 곳곳에 소변 실수를 하던 고양이 때문에, 한 집사는 결국 인내심이 폭발해 고양이를 혼내고 말았습니다. 야단을 맞은 고양이는 구석에 숨어 슬퍼했고, 다른 고양이들이 다가와 위로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멀리서 상처받은 눈빛으로 집사를 빤히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애교쟁이였던 고양이는 그날 이후 집사를 조심스럽게 대했고, 밤에는 늘 함께 자던 침대에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소변 실수 좀 했다고 그렇게까지 혼내야 했나"라며 고양이를 동정했습니다. 하지만 집사의 다음 한 마디에 모두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양이가 소변을 본 곳이 바로, 자고 있던 그녀의 '머리 위'였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의 사고는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지만, 단 한 번의 행동으로 집사의 하룻밤을 통째로 빼앗아 가기도 합니다.

한 집사는 야식으로 배달시킨 매운 가재 요리를 먹고, 남은 그릇을 거실 테이블에 둔 채 소파에 잠시 누웠습니다. 바로 그 순간, 자러 갔던 고양이가 어디선가 나타나 번개처럼 달려들어 테이블 위의 그릇을 덮쳤습니다.

바닥은 순식간에 맵고 기름진 소스로 뒤덮였고, 범인인 고양이의 입과 발에도 소스가 잔뜩 묻었습니다.

집사는 사고를 친 고양이를 붙잡았지만, 고양이는 입가에 묻은 소스를 핥아보다가 매운맛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습니다. 결국 집사는 화를 낼 겨를도 없이 고양이를 목욕시키고 진정시켜야 했습니다.

그 후 바닥을 치우고, 소파를 닦고, 막힌 배수구까지 뚫고 나니 밤은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야식을 먹었다는 죄책감은 고된 노동으로 완벽하게 사라졌습니다. 고양이는 아마 '집사 다이어트 시켜주려던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들은 사고를 치면 귀를 뒤로 젖히고 눈치를 보는 등 명백한 미안함의 표시를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다릅니다. 이들은 자신이 사고를 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박살 내고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잡혀 있거나, 고양이 모래 한 포대를 뜯어 온 집안을 사막으로 만들어 놓고도 당당합니다.

화분을 엎지르고는 잘못한 줄은 아는지 흙을 배 밑에 숨기는 꼼수를 부려, 바닥 청소와 고양이 목욕이라는 두 가지 일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집사에게 혼나는 순간에도 고양이의 반응은 제각각입니다. 어떤 고양이는 멍한 눈으로 집사를 빤히 쳐다보고, 어떤 고양이는 억울함과 불만이 뒤섞인 표정으로 맞섭니다.

심지어 향수병을 깨뜨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침대에서 잠을 자거나, 엉덩이를 맞아도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는 고양이도 있습니다.

이처럼 고양이들은 미안함이나 죄책감과는 거리가 먼, 자신들만의 세상에 사는 듯합니다.

오늘도 집사들은 이 예측 불가능한 사고뭉치들의 뒤를 수습하며, 분노와 사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