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엎드려서 자는데?”…안압 최대 10mmHg 올라간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반듯이 눕고, 베개 높이 적당한 걸로 골라야”
잠을 잘 때 자세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천장을 보고 반듯이 누워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으로 돌아눕거나 엎드린 자세로 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수면 자세의 차이가 밤사이 눈에 가해지는 압력, 즉 안압(眼壓)에 영향을 미쳐 눈 건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개로 머리를 높게 올린 자세가 녹내장 환자의 눈 속 압력(안압)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망막변성협회(회장 유형곤)는 최근 눈 건강 관리에서 간과되기 쉬운 생활 요인으로 ‘수면 자세’를 꼽으면서, 장시간 유지되는 야간 체위가 안압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안압은 눈 속을 채우는 액체인 ‘방수’(房水)가 만들어지고 배출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눈 안의 압력을 말한다. 이 압력은 안구의 둥근 형태를 유지하고 각막과 수정체 등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 필수적이다. 안압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시신경이 눌려 손상될 수 있어 녹내장 등 안과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안압이 서서히 오를 때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본인이 알 수 없다. 하지만 급격히 상승하면 심한 안구 통증과 두통, 시야 흐림, 빛 번짐,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안압은 앉거나 서 있을 때보다 누워 있을 때 다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수면 자세까지 더해지면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옆으로 누워 잘 때의 안압은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보다 평균 2∼5mmHg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엎드린 자세에서는 안압이 최대 10mmHg까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한쪽으로만 자는 습관을 지닌 녹내장 환자의 경우, 해당 방향 눈의 안압이 더 높고 시신경 손상이 더 심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목과 가슴이 눌리거나 꺾인 자세도 문제다. 베개가 지나치게 높거나 턱이 가슴 쪽으로 숙어지는 자세는 목 부위 혈관을 압박해 머리 쪽 정맥 순환을 떨어뜨리고, 이 역시 안압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망막변성협회는 안압 변동을 줄이는 수면 자세로 ▲엎드린 수면은 피할 것▲한쪽으로만 오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을 줄일 것 ▲목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베개 높이를 조절할 것 ▲머리와 목이 가능한 한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유지할 것 등을 권고했다.

안구 내부 압력(안압)이 높아지면 시신경 손상을 초래해 실명 원인이 되는 녹내장(glaucoma)을 일으킬 수 있다.
중국 저장대 왕카이윈 박사팀은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영국 안과학 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서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높은 베개를 베는 수면 자세가 안압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베개를 높게 베면 목 위치가 변해 경정맥을 압박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경정맥 압박을 유발하지 않는 수면 자세가 녹내장 환자의 안압 상승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녹내장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베개 2개를 사용해 머리를 20~30도 높인 상태에서 수면할 때 안압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는 44세 이하가 84명, 45~59세 41명, 60세 이상이 19명이었다. 이 중 70명은 정상안압, 9명은 고안압, 65명은 서서히 진행되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primary open angle glaucoma)이 있었다.
이들은 오른쪽 눈 안압을 24시간 동안 2시간마다 앉은 자세와 누운 자세에서 측정했고,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는 베개를 이용해 머리를 20~35도 높이고 10분 뒤 안압을 다시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참가자 96명(67%)에서 베게 없이 반듯하게 누운 자세에서 머리를 높인 자세로 전환할 때 안압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상승 폭은 1.61㎜Hg로 측정됐다.
머리를 높인 자세에서의 안압은 17.4㎜Hg로 반듯이 누운 자세(16.62㎜Hg)보다 유의미하게 높았고, 24시간 동안 변동 폭도 더 컸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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