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치솟고 연기 자욱했는데”…침착하게 참사 막은 요양보호사들
[앵커]
인천의 한 요양원에서 한밤중에 불이 났습니다.
대피가 어려운 노인들이 많아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평소 소방훈련을 받아 온 요양보호사들의 필사적인 구조로 무사히 대피했습니다.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모두가 잠든 새벽 1시 반, 한 요양원 병실.
시뻘건 불길이 치솟자 한 여성이 다급히 달려들어옵니다.
불길에 무방비로 노출된 환자의 침대를 힘껏 끌어 옮깁니다.
또 다른 여성은 소화기를 집어 들고 불길을 향해 분사합니다.
모두 이 곳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였습니다.
환자들을 로비로 대피시킨 요양보호사들은 이들을 휠체어에 옮겨 태운 뒤 승강기에 실어 1층으로 내려보냈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요양원이니까 환자들이 많잖아요. 전부 다 연세 드신 분들이고 활동도 잘 못 하잖아요. 걱정은 했는데 안 다쳤나 물어보니까 안 다쳤다고…."]
화재 당시 이 요양원엔 고령 환자 48명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중증 질환으로 거동조차 힘든 상태였습니다.
불길이 번지면서 연기까지 들어찬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침착하게 환자들을 대피시킨 겁니다.
요양보호사들의 대처 덕에, 뒤이어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빠르게 대피와 진화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요양원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 전체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을텐데 어르신들 피해 없도록 이렇게 막아주셔서... (요양보호사들이) 너무 당연한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은 20여 분 만에 꺼졌고, 잠시 밖으로 대피했던 환자들 대부분은 무사히 요양원으로 돌아갔습니다.
해당 요양원은 이달 초 대피 요령과 소화기 사용법 등을 소방당국으로부터 교육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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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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