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불경기라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된다. 어딜 둘러봐도 모두 다 안 힘든 곳이 없다고 하고 실질적으로 체감 경기가 IMF 때 보다 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럴 때 자주 들리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가성비다.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두고 우리는 흔히 가성비가 좋다고 말하곤 하는데 모터사이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작년부터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 상황이 많이 안좋아져서 모터사이클 시장에서도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브랜드와 모델도 가성비가 매우 우수한 모델인데 제조사 이름부터가 착한스쿠터다. 예전에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던 착한치킨이란 상품이 있었는데, 프렌차이즈 치킨 가격이 막 올라가기 시작하니까 대형마트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저렴한 가격의 치킨을 착한치킨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했었다. 그게 막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먹고 그 덕분에 품절이 되고 그래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 때부터 사람들 인식에 어떤 제화나 상품 앞에 착한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가격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인식을 주게 됐다. 모터사이클 제조사 이름이 착한스쿠터라니 딱 봐도 가성비 좋고 가격으로 뭔가 보여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착한스쿠터는 2016년도에 설립해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수입해서 판매해오고 있다. 대표가 엔지니어 출신이라 모터사이클에 대해 잘 안다는 것이 특징이라 사후처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수입해서 판매되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품의 공급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아이맥스 스페셜 같은 모델의 경우도 아이맥스 125라는 이름으로 출시 이후 제품의 완성도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서 이제는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에서 소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한다.
이미 아는 사람도 있고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착한스쿠터의 아이맥스 스페셜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수 있는 이유는 중국에서 제조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산 모터사이클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감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유는 중국산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과 부정적인 시각, 그리고 중국에서 생산된 모터사이클을 믿고 살수 있으냐에 대한 의구심 뭐 그런 것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분위기가 좀 바뀌기 시작했는데, 중국산임 강조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감추거나 애매하고 모호하게 이게 어디서 생산된 모터사이클인지 두루 뭉실 말을 돌리는 업체들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산임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대신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브랜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모터사이클 관련 커뮤니티를 둘러봐도 이런 분위기는 상당히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글로벌 제조사들도 일부 모델에 한해서 중국에서 제조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 사람들이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냐면 중국산 모터사이클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산 중에 성능과 품질 사후처리가 잘 안 되는 일부 제조사가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즉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인데, 사실 그건 꼭 모터사이클 뿐만 아니라 어떤 카테고리의 어떤 제품이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제 사람들은 안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 일부 중국산이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인식 자체를 망쳐왔다는 사실을.
앞에서 잠시 설명했듯 착한스쿠터는 관련 부품을 충분히 준비해 소비자들이 사후처리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을 최소화 시키고 여러 첨단 기능들을 갖추면서도 유통라인을 최소화해 소비자 부담을 크게 낮추는 전략으로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고 특히 사후처리 부분에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선택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디자인부터 둘러보면 일단 외관은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이런 스타일이 워낙에 많기 때문인데 전체적으로 최근 125cc 스쿠터가 지향하는 스타일로 대중적으로 무난한 디자인이다. 약간 스포티한 느낌도 나고 프론트 부분은 카울의 형상이 다소 입체적인 느낌도 든다. 동글동글 귀여운 스타일은 아니고 전체적으로는 남성적인 스타일에 살짝 날카로운 그런 타입이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 1,950mm, 전폭 720mm, 전고 1,130mm에 무게 140kg, 시트고는 730mm으로. 시장에서 비교되는 비슷해 보이는 모델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 정도 사이즈의 차체가 125cc 배기량의 엔진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드는데, 크게 무거운 편도 아니고 시트도고 그리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초심자나 여성라이더, 노년층 까지 무난하게 탈 수 있는 타입이다. 승용이나 상용으로도 모두 다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이고 흔한 디자인이라 그런지 휠 같은 부분을 골드 컬러로 포인트를 줘서 무난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프론트와 리어의 라이트 부분이라던지 시트 같은 부분들도 나름 고급형이라는 느낌이 드는 콤포트 시트를 적용해서 이전 모델에 비해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시동을 걸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정숙성이었다. 예전에 착한스쿠터의 이전 아이맥스 모델을 잠깐 타본적이 있었는데 그 기억을 되돌아보면 경험했던 이전 아이맥스 125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형적인 중국산 스쿠터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구동계부터 론신의 엔진으로 교체하고 보쉬의 ECU에 2채널 ABS와 TCS가 장착된 브레이크까지 이름만 동일한 아이맥스지 이 정도면 거의 다른 차량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다. 한 단계가 아니라 아주 많이 좋아진 느낌이 드는데 이 정도면 이전 버전 모델하고 비교하는건 좀 아닌거 같기도 하다.
착한스쿠터에서도 론신의 엔진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서 상당히 강조를 하고 있는데 일단 엔진 제조사인 론신의 제조 내공은 상당하다. 론신에서 BMW 모터사이클의 엔진을 제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정도로 생산 능력과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이전에 장착된 엔진하고 비교하는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인데, 이번에 장착된 125cc 수랭 단기통 엔진은 압축비 14.6:1,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12Nm의 성능을 낸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최대토크가 이전보다 500rpm 낮아진 6,000rpm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구간에서 더 원활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즉 우리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영역에서 좀 더 원활한 힘을 낼 수 있어서 아무래도 라이더들이 체감하는 부분에서 좀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ECU도 보쉬의 제품을 사용했는데 요즘 중국산 모터사이클들 중 제품에 신경 쓰고 나름 투자를 한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보쉬 같은 브랜드의 ECU를 사용한다. 단가가 좀 비싸지만 그만큼 좋은 부품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차량의 전반적인 제어라던지 그런 부분에서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보쉬의 ECU를 장착한 것은 매우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정숙성이 훨씬 좋아졌고 핸들 떨림이나 그런 부분들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중국산 브랜드들과 달려보면 아무래도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엔진음도 이전보다 훨씬 정숙해졌고 스로틀을 열어 가속을 하더라도 엔진에서 나는 소리가 훨씬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졌다. 토크도 좋으니 치고 나가는 맛도 충분하다.
직접 타보니 엔진만 좋아진건 아니다. 연비도 리터당 45.4km로 더 좋아졌고 아이들링 스톱 기능도 있어 고급형 스쿠터 모델에 장착된 기능 같은 것들이 많이 장착됐다. 물론 아이들링 스톱기능은 켜고 끌 수 있게 되어 있어 라이더가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연비도 좋아지고 승차감도 개선됐으니 이 정도면 장거리도 탈만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론신의 엔진에 대한 신뢰도가 있으니 잔고장이나 내구성 그런 부분들에도 신뢰도가 많이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브레이도 많이 개선됐는데 이전 모델에서는 전후 연동 브레이크인 CBS 방식이 장착이 됐었는데 2채널 ABS 시스템이 장착 됐다. 요즘 브레이크 쪽에 보면 2채널 ABS에 트렉션 컨트롤 기능이 살짝 기본 사양처럼 인식이 되고 있는데요 그정도로 시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스쿠터를 타는 라이더들도 2채널 ABS 시스템에 TCS가 없으면 안전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생각들을 하고 있고 특히 주행시간이 길어 안전에 더 민감한 배달 라이더들 같은 경우에는 2채널 ABS 시스템에 TCS가 이제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라이더들이 많다. 2채널 ABS 시스템과 TCS의 조합으로 좀 안심하고 탈 수 있고 또 경쟁 모델들 대비 비교되지 않게 되어 좋은 것 같다.
이 외에도 고급형 스쿠터라고 불리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도 많이 갖췄다. 스마트키나 도난방지 기능도 옵션이 아닌 기본으로 적용이 됐고 시인성이 좋은 LED 계기판에 주행 중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USB-A타입 2구 충전포트 같은 것들도 옵션이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한다. 시트도 좀 더 고급스러운 콤포트 시트가 기본 적용이고 파킹브레이크도 스페셜 모델에는 착한스쿠터가 사은품으로 제공을 해준다고 하니 크게 빠지는 것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좀 독특하고 흥미롭다고 느낀 점이 있었는데 바로 보증기간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다. 기존 아이맥스 125는 소비자가격 419만원에 1년/1만km 보증을 제공했었는데 이번 아이맥스 스페셜은 소비자가격 299만 원에 3일/100km에 보증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채택해 판매 전략이 좀 바뀌었다. 착한스쿠터는 이런 보증 방식에 대해 어차피 요즘 신차들은 성능과 품질이 모두 상향평준화 돼서 고장율이 낮고 초기 불량이나 조립이 잘못된 하자 같은 것들은 조금만 타봐도 거의 다 걸러지기 때문에 3일에 100km 정도만 타도 초기 불량은 다 잡아낼 수 있다. 그래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 긴 보증을 할 필요가 없고 나중에 고장나는 부분에 대해서만 수리하면 된다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건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면 되는건데 만일 보증기간이 짧아 불안하다면 가격을 추가해 보증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 1개월/1,000km, 3개월/4,000km, 6개월/5,000km, 12개월/10,000km 등 개인이 자기 금전적인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알맞은 보증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놨다.
착한스쿠터는 보증의 기간이 아니라 부품이 원활하게 수급이 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모델별로 부품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 없이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으니 대리점이 가져가는 판매마진 대신 소비자가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고 유지보수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참고로 착한스쿠터의 A/S는 대리점을 통해 진행되지만, 인근 지역에 대리점이 없는 경우엔 가까운 수리점에 부품을 보내고 착한스쿠터 측에서 공임까지 모두 지불하는 방식이다. 만일 단순 경정비 수준을 넘어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해 이동하지 못하는 될 정도의 상황이라면 착한스쿠터에서 차량을 보내 픽업해 수리한 다음 다시 고객의 집 앞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니 오히려 이런 전략이 더 좋아보이기도 한다. 차별화된 시스템이 꽤나 든든해 보인다.
사실 아이맥스 스페셜의 소비자가격인 299만원은 이런 차별화된 사후처리 전략이 큰 영향을 미쳐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사후처리 방식은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거나 평가가 제각각일 수 밖에 없는데 모터사이클 구입에 대한 초기 부담을 줄이고 어려운 시기에 좀 더 저렴한 모델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고급형 125cc 스쿠터 시장이 워낙 많이 팔리고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건 맞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고급형 모델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125cc 스쿠터의 출시 가격이 500만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 하는 것이 이슈가 되는 세상에 소비자가격 299만원이라는 가격은 나름 경쟁력을 가진 것을 넘어 파격으로도 보일 정도다. 직접 타보니 가성비라는 표현에 어울리도록 충분한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이니까 기회가 되면 직접 타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려운 시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아이맥스 스페셜 모델이 많은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