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는 한화 이글스가 7-0으로 크게 앞서던 4회 초,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허무하게 노게임 처리되었다.
1회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전 세계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로 80타점 고지를 밟은 강백호의 대기록까지 모두 지워지게 되면서 한화 선수단과 팬들의 아쉬움은 극에 달했다.
경기가 취소된 지 불과 10분 만에 비가 그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며, 심판진의 결정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한화 타선은 1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강백호의 선취 희생플라이를 시작으로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5점을 뽑아내는 빅 이닝을 완성했다.
2회에는 강백호가 2루타로 출루한 문현빈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시원한 투런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승기를 일찌감치 잡는 듯했다.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 역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으나, 이 모든 활약이 비구름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날 강백호가 기록한 시즌 20호 홈런과 80타점은 전 세계 프로야구 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80타점 고지에 오른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한화 이적 후 첫 20홈런이라는 값진 이정표를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노게임으로 선언되면서 공식 기록지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친 선수 본인은 물론, 맹타를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지독히도 야속한 상황이었다.

심판진은 3회 말 종료 후 1시간 26분 동안 경기를 중단시키며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렸으나, 결국 8시 56분에 최종 취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노게임 선언 후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대전 지역의 빗줄기가 멈추는 믿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라운드 정비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경기 재개가 충분히 가능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어서, 타이밍을 놓친 심판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던 한화와 달리, 최근 마운드 붕괴로 뼈아픈 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KT 위즈에게는 이 비가 그야말로 단비가 되었다.
경기 흐름상 투수진이 크게 무너질 위기였던 KT 입장에서는 기록이 모두 삭제되는 노게임 선언이 구사일생의 기회였던 셈이다.
한화로서는 연승의 기세를 공식 기록으로 잇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우천 취소로 모든 성적이 초기화되었지만, 한화 이글스는 최근 상승세인 타선의 파괴력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확인했다.
비록 승리는 챙기지 못했으나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준 만큼, 선수들은 이번 해프닝을 뒤로하고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기록은 사라져도 타선의 자신감은 그대로 살아있기에, 한화의 기세는 후반기에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