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경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단풍도, 핑크뮬리도 아니다. 바로 분황사 앞마당을 수놓는 황금빛 코스모스 물결이다.
담장 밖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3만㎡ 규모의 꽃밭은 입장권을 끊기도 전에 여행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꽃과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경상북도 경주시 분황로 94-11에 자리한 분황사는 신라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과 깊은 인연을 지닌 사찰이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경내보다 먼저 주목받는 곳은 바로 사찰 앞 들판. 주차장에 차를 대는 순간부터 끝없이 출렁이는 황화코스모스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무료 개방’이라는 사실. 누구나 자유롭게 이 황금빛 꽃밭을 거닐며 계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황화코스모스에 눈과 마음을 빼앗긴 후 담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또 다른 감동이 기다린다. 국보 제30호 분황사 모전석탑이다.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에 창건된 이 석탑은 현존하는 신라 석탑 중 가장 오래된 보물이다. 일반적인 화강암 대신 검은빛 안산암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아 올린 독창적인 양식이 특징이며, 기단 모서리의 사자상과 인왕상은 그 정교함을 지금까지도 뽐낸다.
임진왜란으로 9층의 절반 이상이 무너져 현재는 3층만 남았지만, 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웅장함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낮에는 황금빛 코스모스를, 저녁 무렵에는 석양에 물든 모전석탑을, 그리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켜진 황룡사 터를 함께 둘러보는 것이 이곳의 백미다.
특히 해 질 녘, 서쪽 햇살이 코스모스 위로 쏟아질 때의 풍경은 ‘황금빛 바다’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경주 다른 꽃 명소들이 화려한 축제의 장이라면, 분황사는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가을의 정취를 선사한다.
여행 팁과 정보

- 위치: 경상북도 경주시 분황로 94-11
- 입장료: 무료 (사찰 경내 관람은 유료)
- 주차: 무료, 넉넉한 공간 확보
- 관람 시간: 사찰은 오전 9시 ~ 오후 6시
- 추천 시기: 9월~10월, 황화코스모스 절정기
- 소요 시간: 꽃밭과 사찰, 황룡사 터까지 여유 있게 2~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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