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기름이 오히려 혈관을 뚫는다? 진실과 오해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소고기 기름이 혈관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뚫는다”라는 자극적인 표현이 퍼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과학적 사실과 오해가 섞여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고기 기름, 즉 동물성 포화지방이 혈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실제 연구 결과는 어떠한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국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2017년 포화지방과 심혈관질환에 관한 메타분석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혈중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 상승해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특히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에서 나오는 포화지방은 가공육과 함께 섭취할 경우 그 위험성이 더 커진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최근에는 모든 포화지방이 동일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0년 유럽영양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붉은 고기에서 유래한 지방이 단독으로 혈관질환 위험을 크게 높이지는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포화지방 섭취 자체보다 정제 탄수화물, 당분, 가공식품의 섭취가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소고기 기름이 단독으로 혈관을 ‘뚫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혈관 건강을 단순히 기름의 양으로만 판단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국내 연구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와 한국영양학회가 2021년에 공동으로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주 2회 이하의 적정한 소고기 섭취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균형 잡힌 식단에서 단백질과 철분을 공급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은 “기름진 부위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LDL 콜레스테롤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라며, 조리 방법과 동반 섭취 음식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고기 기름 자체가 혈관을 ‘뚫는다’는 표현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화지방은 혈관 내 플라크를 제거하지 못하며, 오히려 장기간 과잉 섭취 시 동맥경화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올바른 섭취 방식, 즉 기름을 제거하고 구이보다는 삶거나 수육 형태로 조리하며, 채소와 함께 섭취하면 혈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캐나다 맥매스터대학이 2019년 발표한 ‘PURE 연구’에서는 포화지방 섭취량이 높을수록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반드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론도 제시했습니다. 이는 포화지방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전체 식습관 속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론적으로, 소고기 기름이 혈관을 ‘뚫는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다소 왜곡된 표현입니다.

하지만 소고기를 적절히 섭취하면서 과도한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을 줄이고, 충분한 채소와 함께 먹는다면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 2~3회 이내의 적정 섭취와 기름 제거, 건강한 조리법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독자 여러분께서는 극단적인 주장보다는 연구와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 건강은 특정 음식 하나가 아닌, 생활습관 전체가 만들어가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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